‘옆집 과학’은 우리 주변과 옆집 등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친근하고 다양한 현상에 담긴 과학 원리를 소개합니다.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일상 속에 숨겨진 과학은 무엇인지 알려드립니다. <편집자주>
구운 음식은 우리 식탁에 곧잘 오르는 음식들이다. 삼겹살 구이, 소고기 바베큐나 스테이크 등에서 나오는 감칠맛은 입안에 군침을 흐르게 한다. 목욕탕이나 찜질방에서 맛보는 구운계란도 별미 중 하나다.
이런 구운 음식들은 ‘갈색’과 ‘감칠맛’이라는 대표적인 공통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성은 조리중 흡열이나 환원(어떤 물질이 수소를 얻음), 산화(어떤 물질이 산소를 얻음) 등의 화학 반응을 통해 만들어진다.
마이야르 반응은 단백질의 기초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과 환원당인 단당류(포도당 등) 간에 일어나는 화학 작용이다. 단백질은 20개쯤의 아미노산으로 매우 복잡하게 구성돼 있다. 아미노산에 단당류과 결합되면서 다양한 풍미와 독특한 감칠맛을 만들어내고, 구운 계란과 고기에 갈변을 일으키는 착색물질인 멜라노이딘을 만들어낸다.
마이야르 반응은 10℃에서부터 발생할 수 있지만,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온도는 130~200℃쯤이다. 구운 고기나 계란이 빠른 시간 안에 변화하면서 감칠맛을 지닌 맛있는 음식으로 조리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설탕을 가열하는 것이 캐러멜화를 관찰하기 가장 쉬운 조리법 중 하나다. 설탕은 160℃온도에서 가열되면, 더 작은 단위의 포도당과 과당으로 나뉘게 된다. 설탕에서 분해된 포도당과 과당은 지속적인 열을 받으면서 산화 과정을 겪는다.
산화과정 속에서 고소한 향을 내는 퓨란, 구운 향을 내는 말톨 등 다양한 화합물이 생기면서 당류의 단맛과 함께 복합적인 감칠맛을 내게 된다. 카라멜 특유의 은은한 갈색을 내는 3가지 고분자 화합물인 카라멜란·카라멜린·카라멜렌도 이런 과정 중에 생성된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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