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상 통신 시대 개막 임박

김평화 기자
입력 2022.01.23 06:00
각국이 6세대(6G) 이동통신 선도권을 쥐고자 경쟁하는 상황에서 땅이 아닌 곳에서의 통신 분야가 부각된다. 특히 플라잉카,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형 모빌리티 시대와 관련한 항공분야다. 한국에선 위성 기술 확보와 함께 비지상 통신 분야 경쟁력을 키우려는 행보가 보인다.

비지상 통신은 지상 중심의 2차원 통신 기술을 위성, 고고도 플랫폼 등과 결합해 3차원 공간 통신으로 확장하는 것을 말한다. 이동통신과 위성통신 기술을 결합해 통신 공간의 경계를 없애는 데 목적을 둔다.

비지상 네트워크(NTN) 종류 인포그래픽 / 국제전기전자학회(IEEE) 커뮤니케이션즈 매거진 갈무리
6G 시대 나아가며 비지상 통신 바라본다

최근 비지상 통신 분야를 두고 글로벌 단위에서 각국 정부와 기업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고도 120미터(m) 이하의 지상 중심 통신을 벗어나 3차원 공간을 중심으로 한 비지상 통신이 주목을 받는다. 항공 모빌리티 산업의 빠른 부상과 글로벌 기업 주도의 저궤도 위성통신 경쟁이 본격화한 데 따른 결과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선도국을 중심으로 지상망 중심의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한계를 극복하고자 지상통신과 위성 통신을 통합하려는 시도가 이어진다. 6G 이동통신 개발 로드맵에 비지상 통신 기술을 포함해 통신 패권 경쟁에 대비하는 식이다. 단순히 새로운 통신 시장을 선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우주 패권과 글로벌 정보 지배력을 확장하는 데 쓰이다 보니 주요국이 모두 경쟁에 동참하고 있다.

국제 이동통신 표준화 협력 기구인 3GPP도 관련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다. 3GPP는 현재 5G 표준과 위성통신을 연계하는 5G 비지상 네트워크(Non-Terrestrial Network)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17년부터 관련 기술 연구를 시작해 올해 6월 완성될 5G 표준 규격 릴리즈(Release)17에서 NTN을 포함한다. 릴리즈17은 2030년 상용화 예정인 6G 이동통신 구현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예정이다.

표준 정립되지 않은 비지상 통신 분야, 각국 전략 나뉜다

비지상 통신의 중요성이 큰 상황에서 아직 구체적인 산업 표준이 없다 보니 나라별로 다른 기술 전략이 펼쳐지는 점은 주목 요소다.

국내의 경우 UAM과 드론 등 공간 이동체에 기가(Gbps)급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위성 중심의 비지상 통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 등이 참여하는 6G 핵심기술개발 사업을 주관하면서 관련 기술 확보에 힘쓰고 있다.

일본은 위성 대신 고고도 플랫폼 무선국(HAPs) 활용을 내다본다. 항공 교통량이 없는 8~50킬로미터(km) 고도에서 무인 항공기(UAV) 등 비행체(플랫폼)를 띄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중국에선 현지 통신사 ZTE를 기반으로 위성과 수중을 결합한 통신 서비스를 내다보고 있다.

ETRI 관계자는 "지금은 각국에서 모두 베타 테스트 중이라고 보면 된다. 비지상 통신을 구현하는 방식이 여러 가지 나와 있는 상황이다"며 "국내는 앞으로 우주 인터넷이나 저궤도 위성과 이동통신의 결합이 대세가 될 것 같아 위성 중심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가 2021년 6월 공개한 통신위성 개발 R&D 추진 로드맵 / 과기정통부
韓, 비지상 통신 위해선 위성 기술력 확보 필수

국내 통신 업계는 비지상 통신의 확대가 독립적으로 발전한 이동통신과 위성통신 산업을 결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이동통신과 위성통신을 함께 지원하는 통합 단말이 등장하고, UAM 등의 공간 이동체가 상용화하면서 통신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과정에서 일정 기간 이동통신 업계와 위성통신 업계 간 주도권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기술 개발 초기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하지만, 위성통신 속도나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이동통신 분야와 영역이 중첩돼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논지다.

국가 차원의 비지상 통신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저궤도 위성 등의 관련 사업 확대가 요구된다. 이동통신 분야에선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을 상용화하는 등 앞서가지만 아직 우주 및 위성통신 분야에선 미국과 중국 등 선도국에 뒤처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2020년 내놓은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위성통신 기술 수준은 미국의 83.8%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여러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6G 핵심 기술 개발 과정에서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개발에 힘쓰겠다고 밝힌 것이 일례다. 국가우주위원회를 통해서는 2031년까지 저궤도 통신 위성 14기를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위성통신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위성 분야 대학 연구개발(R&D) 지원 확대 방안도 나왔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위성 기술이 미국이나 중국, 글로벌 민간 우주 기업보다 약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위성 사업 계획을 발표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위성과 이동통신을 결합한 사업도 정부 과제로 시작한 상황이다"며 "외국에 주도권을 뺏기면 안 되는 만큼 국내 기술력 향상에 힘쓰고 있으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T조선 뉴스레터 를 받아보세요! - 구독신청하기
매일 IT조선 뉴스를 받아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