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한국이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정책과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24일 오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정부 지원으로 인해 산업계의 과감한 도전들이 허무하게 무너지고 있다"며 "국민 보건 안보에 관한 일은 정부의 노력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24일 ‘2022 K-제약바이오 대도약의 해’를 주제로 신년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24일 ‘2022 K-제약바이오 대도약의 해’를 주제로 신년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날 협회는 ‘2022 K-제약바이오 대도약의 해’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간담회는 제약바이오산업의 비전과 정책 제언 등을 중심으로 논의됐다.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신약 4개를 허가받아 1999년 1호 국산 신약이 탄생한 이래 연간 가장 많은 신약 배출 기록을 세웠다. 25개사가 총 13조원대의 기술 수출을 기록했고 의약품 수출은 10조원을 돌파하는 등 괄목할 성과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해 글로벌 백신·치료제 생산 허브 구축과 함께 국내 기업들의 mRNA 등 백신 11건, 치료제 19건에 대한 임상 진행, ‘K-mRNA 컨소시엄’ 출범 등 백신주권 확보를 위한 노력도 이행하고 있다.

원희목 회장은 "국내 기업 신약 파이프라인이 2018년 573개에 지난해 1477개로 2.6배가 늘었다"면서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연구개발 비중도 제조업(2.6%)의 4.1배인 10.7%가 될 정도로 산업계는 과감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K제약바이오 글로벌 혁신성장위해 협회 차원 지원 노력 지속

우선 협회는 기업 간 컨소시엄과 후기 임상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 기술개발(R&D) 투자를 기반으로 민간 투자규모 역시 현재 10.7%에서 2025년까지 15~16% 수준으로 증대할 방침이다.

산업계의 혁신성장을 도모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전방위 확산을 위해 혁신적 파이프라인 등 공유 플랫폼인 ‘드러그 디스커버리(Drug Discovery) 라이브러리’ 컨소시엄 구축도 추진한다.

나아가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기술거래와 바이오헬스분야 전문 기술가치평가 시스템 구축과 고도화를 위한 ‘바이오헬스 특화 기술거래소’ 발족을 검토 중이다.

협회는 선진시장 및 신흥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계획을 수립한다. 미국 보스턴 캠브리지 이노베이션센터(CIC)를 거점으로 활용해 현재 4개 참여기업을 12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CIC는 1999년 마련된 공유사무실로 보스턴, 마이애미 등 총 7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CIC에서는 입주 기업 간 교류와 각 지역 기업·연구소 등과 실시간 정보공유 및 파트너십이 이뤄지기 때문에 연구개발(R&D) 협업이나 기술이전, 합작투자법인(JV) 설립 등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바젤투자청과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바젤론치’ 가동(5개 기업 확정)해 스위스 진출도 속도낸다. 이날 협회 측은 스위스 대사관을 방문해 스위스 정부와 바젤론치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약바이오 강국되려면 정부의 과감하고 집중적 지원 필요

다만 원 회장은 이러한 노력이 현실화 되기 위해선 산업계뿐 아니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원 회장은 "셀트리온과 SK바이오사이언스 처럼 정부 지원에 힘입어 코로나19 사태 속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낸 기업들도 있지만, 아직 선진국과 비교하면 지원 범위나 규모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며 "정부부처(복지부·산업부·과기부)의 올해 R&D 예산 15조7000억원 중 바이오분야는 1조8000억원(11.4%)에 불과하고, 지난 10년간 응용연구 비중 역시 축소됐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국가 R&D 예산 총액의 23% 집행했다. 벨기에는 제약바이오 산업에 국가 R&D 예산 40% 투자해 내수(14조)의 4배 가까운 52조원대 의약품 수출을 기록 중이다.

협회는 대통령 직속으로 전주기적 통합적 육성·지원 컨트롤타워인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를 설치해 정부간 칸막이식 행정을 타파하고 원활한 지원이 가능하게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원 회장은 "연구·개발의 최종 목표는 의약품 개발임을 직시해 제품화의 주체인 기업에 대한 정부의 R&D 예산 지원을 2배 이상 확충해야한다"며 "블록버스터 개발을 완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기 때문에 정부 주도의 메가펀드(5조원대)를 조성, 혁신적 파이프라인과 후기 임상에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2010년대 중반까지 20~30%를 유지하던 원료의약품 자급률이 2019년 16.2%까지 하락하는 중"이라며 "원료의약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기위해 국산 원료 및 필수의약품의 전방위적이고 체계적인 종합 지원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원 회장은 "K-제약바이오 업계는 올해 국산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출시, 블록버스터 신약 창출 기반 구축 등 총력적인 도전과 혁신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며 "정부의 강력한 육성·지원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반드시 제약주권을 탄탄하게 지키고, 글로벌 제약바이오강국의 꿈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