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추가 할당을 예고하면서 이동통신 업계 갈등이 악화일로다. SK텔레콤과 KT는 정부 결정이 LG유플러스 맞춤형 결정이라며 반발했는데, SK텔레콤은 새로운 주파수를 추가로 할당해달라고 초강수를 뒀다.

SK텔레콤 을지로 사옥 전경 일부 / SK텔레콤
SK텔레콤 을지로 사옥 전경 일부 / SK텔레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 이외의 이통사 역시 5G 주파수를 추가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20메가헤르츠(㎒) 폭의 3.5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를 2월 경매에 부친다고 발표했다. 2021년 7월 LG유플러스가 해당 대역 주파수 할당을 과기정통부에 요청하면서 이뤄진 결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이통 3사가 모두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SK텔레콤과 KT는 사실상 LG유플러스를 위한 주파수 추가 할당이라며 반박했다. LG유플러스가 현재 이용 중인 5G 주파수에 인접한 대역인 탓이다.

SK텔레콤은 기존 입장에 더해 이통 3사의 가입자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 뒤 경매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통 3사에 할당한 5G 주파수를 제외한 3.7㎓ 이상 대역의 40㎒ 폭 주파수를 20㎒ 씩 두 개 대역으로 나눠 추가로 경매에 부쳐야 한다는 논리다.

SK텔레콤 측은 "이 경우 정부가 당초 주파수 할당 목적으로 밝힌 고객 편익과 투자 촉진에 가장 합당하다"며 "이번 제안으로 3사 모두 추가 5G 주파수를 확보해 공정 경쟁이 가능하며, 모든 국민 편익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정부가 기존에 할당하겠다고 밝힌 주파수 대역이 LG유플러스에 인접해 있어 LG유플러스가 이를 할당받으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해당 대역 활용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기존에 확보한 주파수 대역과 떨어져 있는 주파수 대역인 만큼 주파수집성기술(CA)이 필수지만, 시중에 CA를 지원하는 단말이 없다 보니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더라도 상당 시간 활용이 불가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월 출시하는) 갤럭시S22 단말기부터 기능이 탑재될 예정이지만, 고객이 혜택을 누리기 위해선 2024년 정도나 돼야 적정 수준의 기능 지원이 가능하다"며 "서비스 품질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주파수를 어느 한 사업자만 공급받게 됐을 때 다른 사업자는 대응 투자를 위한 노력을 해도 일정 기간은 근본적인 품질(데이터 속도) 차이를 극복할 수 없기에 주파수 할당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