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크 기업 메타(구 페이스북)는 24일(현지시각) 메타버스를 위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를 2022년 중반까지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메타의 ‘AI 리서치 슈퍼클러스터’(RSC, AI Research SuperCluster). /메타
메타의 ‘AI 리서치 슈퍼클러스터’(RSC, AI Research SuperCluster). /메타
메타는 자사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우리가 설계하고 구축한 ‘AI 리서치 슈퍼클러스터’(RSC, AI Research SuperCluster)는 구축이 완료되는 2022년 중반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AI 슈퍼컴퓨터가 될 것이다"라며 "메타 연구원들이 RSC를 활용해 자연어 처리 및 컴퓨터 비전 분야 연구를 위해 대형 모델을 훈련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메타의 AI 슈퍼컴퓨터 구축은 메타버스를 위한 초석이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과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이 뒤섞인 3차원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 포스트를 통해 "우리가 쌓고 있는 메타버스 경험은 엄청난 컴퓨팅 파워(초당 수백경의 연산)을 필요로 한다"며 "RSC는 수조 개의 예로부터 배우고 수백 개의 언어를 이해하는 등 새로운 AI 모델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RSC는 총 6080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포함된 760대의 엔비디아 DGX A100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엔비디아의 V100 GPU로 구성된 기존 생산 및 연구 인프라에 비해 컴퓨터 비전 작업 속도가 20배 더 빠르고, 대규모 자연어 처리 모델을 3배 더 빠르게 훈련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는 수백억 개 매개변수를 가진 모델을 훈련시키는 데 이전에는 9주가 걸렸지만, 이제는 3주 내에 훈련을 마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RSC가 메타의 AI 연구원들이 새롭고 더 나은 AI 모델과 증강현실(AR) 도구들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타의 이번 RSC 발표는 MS의 액티비전 인수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사명까지 바꾸며 메타버스에 사활을 건 메타 입장에서는 MS가 메타버스 이슈를 주도해 나가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크립토뉴스플래시는 "메타를 비롯해 MS, 텐센트, 그리고 다른 빅테크 기업들이 메타버스 왕좌에 앉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쓰고 있다"며 "메타의 가장 최근 노력은 메타버스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한 경쟁이 가열되면서 나왔다"고 진단했다.

임국정 기자 summe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