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2021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을 향한 정의선 현대자동차(현대차)그룹 회장의 믿음이 실적으로 발현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안 사장은 신사업을 통해 더욱 높은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현대제철은 27일 공시를 통해 2021년 ▲매출 22조84909억원 ▲영업이익 2조4475억원 ▲영업이익률 10.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26.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3251.3%나 급증했다. 영업이익률도 10.4% 증가했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기록이다.

글로벌 철강 시황의 호황과 선박용 후반, 자동차용 강판 등 주요 상품 가격 인상 등이 현대제철의 역대급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안 사장의 리더십 역시 현대제철의 호실적 요인 중 하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 현대제철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 현대제철
안 사장은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 시절에 직접 영입한 인사로 알려졌다.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 소장 까지 역임한 인사가 경쟁사로 이직한다는 것이 이슈가 됐지만 엔지니어 출신인 안 사장을 믿고 현대제철을 맡겼다.

안 사장이 부임할 당시인 2019년, 자동차와 건설산업 부진 등으로 주요 제품 판매량 감소, 철광석 가격 상승 등 악재가 지속되고 있었다. 이로 인해 현대제철의 수익성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실제로 현대제철은 2015년 ▲매출 16조1325억원 ▲영업이익 1조4641억원 ▲영업이익률 9.08%를 기록한 이후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안 사장이 부임한 2019년에는 ▲매출 20조5125억원 ▲영업이익 3312억원 ▲영업이익률 1.62%를 기록했으며 다음해인 2020년에는 ▲매출 18조233억원 ▲영업이익 730억원 ▲영업이익률 0.41%를 기록했다.

안 사장은 수익성 확대를 위해 체질개선에 나섰다. 안 사장은 2020년 순천공장 강판사업 중단, 당진공장 전기로 열연설비 가동 중단을 추진했다. 이후 자동차용 강판 등 핵심 제품 생산 및 판매에 집중했으며 사업부 조직개편을 통한 판매 확대에도 박차를 가했다.

안 사장의 결단 결과는 즉각 발현됐다. 현대제철이 지난해 분기별로 우수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2분기에 영업이익 545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5000억원을 넘겼다. 3분기에는 분기 최대실적 기록인 ▲매출 5조8602억원 ▲영업이익 8262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 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 현대제철
관련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호실적을 이끈 안 사장의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다. 지난해 말 실시된 현대차그룹 정기임원인사에서 올해 3월에 임기만료인 안 사장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 사장은 신사업을 통한 퀀텀점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대제철은 그룹의 수소사업의 한 축을 맡아 미래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이다. 우선 현대제철은 연간 3500톤(t) 수준인 수소생산을 2030년 10만t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수소 관련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차 관련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강판의 무게를 낮추는 경량화 기술인 핫스탬핑 라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수소차의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용 금속분리판 생산도 확대한다.

아울러 최근 개발한 1.5GPa(기가파스칼・재료의 압축강도 및 인장강도 측정 단위) MS(Martensitic)강판을 통해 전기차의 배터리 케이스 및 범퍼, 루프사이드 보강재 등 전기차 소재시장 선점도 노리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는 업황이 괜찮다고 보지만 하반기는 어찌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며 "수익성 위주로 사업 개편을 했고 탄소중립, 친환경 모빌리티 소재,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