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메타버스 사업 청사진을 공개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 대체불가토큰(NFT)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거래까지 할 수 있는 P2E(Play to Earn) 게임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27일 넷마블은 서울 구로구 신사옥에서 ‘제5회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를 개최하고 미래 비전과 개발 신작 라인업을 발표했다. NTP 개최는 2018년 이후 4년만이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권영식 넷마블 대표, 박범진 넷마블네오 대표, 김정민 넷마블넥서스 대표, 신종섭 구로발게임즈 대표, 권민관 넷마블엔투·넷마블앤파크 대표, 김건 넷마블몬스터 대표, 서우원 넷마블에프앤씨 대표 등이 참석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넷마블 제공
방준혁 넷마블 의장. /넷마블 제공
‘모두의 마블:메타월드’ 비롯 블록체인 기반 게임 3월부터 순차 출시

넷마블은 이날 블록체인 사업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방준혁 의장은 "넷마블의 블록체인 사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성을 갖고 진행된다"며 "넷마블에프앤씨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만들고 넷마블 본사는 게임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능을 접목한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은 2022년 3월 ‘A3: 스틸얼라이브(글로벌)’를 시작으로 ‘골드브로스’, ‘제2의 나라(글로벌)’, ‘몬스터 길들이기 아레나’,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챔피언스: 어센션’ 등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한다.

넷마블엔투가 개발한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는 실제 지도 기반의 부동산 메타버스 게임이다. 넷마블 대표 지적재산권(IP) 중 하나인 ‘모두의 마블’ 첫 후속작이다. 실제 지적도를 기반으로 메타월드에서 부지를 매입해 자신만의 건물을 올리고 부동산 NFT를 거래할 수 있도록 제작할 예정이다. 권민관 넷마블엔투·넷마블앤파크 대표는 "NFT화된 부동산을 거래하는 부동산 투자 게임이다"며 "궁극적으로는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에서 자신만의 아바타로 모험도 하는 실제 지도 기반 부동산 메타버스가 목표다"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북미 자회사인 잼시티에 블록체인 전담 부서를 설립하고 P2E 게임도 출시한다. 조니 카사마시나 잼시티 게임 디자인 총괄은 "잼시티에 블록체인 부서를 신설했다"며 "웹3 기반 개발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게임을 개발해 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잼시티가 출시를 준비하는 챔피언스: 어센션은 1만개의 NFT 캐릭터가 등장한다.

메타노믹스·메타 휴먼 등으로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

넷마블은 메타버스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넷마블이 구상하는 메타버스는 크게 ‘메타노믹스’와 ‘메타 휴먼’이다. 메타노믹스는 디지털 자산 획득과 거래가 가능한 환경을 말한다.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가 그 예다.

방준혁 의장은 "유저가 메타버스에서 역량을 발휘해 명예를 얻고 경제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가상자산도 획득하게 된다"며 "획득한 가상자산은 실물 자산으로 전환이 가능하고 이는 메타버스에서 활동하는 모두에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넷마블은 메타버스 사업의 일환으로 제나·리나·시우 등 메타 휴먼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을 구축한다. 특히 제나는 출시 예정 게임인 ‘오버프라임'에도 등장한다. 방 의장은 "넷마블의 메타 휴먼은 그전까지 알려진 메타 휴먼 기능에서 진일보해 게임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 진출하게 될 것이다"라며 "넷마블 메타버스는 게임과 메타버스, 블록체인이 융합된 진화된 메타버스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P2E,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규제가 발목잡을까

넷마블은 이번 NTP를 통해 NFT, P2E 등 블록체인 기술과 메타버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블록체인, 메타버스 사업에 확실한 의지를 표명해 성장 정체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출구 전략으로 내세운 것이다.

넷마블의 지난해 실적은 연매출 2조5294억원, 영입이익 177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4.74% 감소한 수치다. 기존 게임의 실적 부진과 신작 게임 부재가 아쉽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사행성 관련 규제로 인해 암호화폐, NFT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P2E 게임을 서비스 할 수 없다. 게임산업법은 게임물의 이용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2006년 불법 사행성 게임장 ‘바다 이야기’ 사태로 제정됐다. 이러한 규정으로 인해 위메이드의 ‘미르4’는 글로벌 버전에서만 P2E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고, 나트리스의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분류 결정 취소 처분에 따라 P2E 버전의 서비스가 중단됐다.

넷마블은 우선 현존하는 규제 내에서 NFT, P2E 사업을 진행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방준혁 의장은 모두의마블: 메타월드를 예로 들며 "NFT 게임이기 때문에 당연히 P2E 게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며 "다만 한국은 P2E가 법 규제로 막혀 있기 때문에 출시하게 됐을 때 모두의마블 한국 서비스 만큼은 NFT 게임으로는 제작이 되지만 P2E는 제외하고 출시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P2E 게임의 현 규제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굉장히 많은 업체가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하나의 큰 흐름이다"라며 "그럼에도 한국만 서비스를 못한다는 점은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P2E 게임 출시를 막는 것보다는 적절한 규제를 하면서 출시는 열어주되 출시 이후에 나올 수 있는 다양한 부작용을 확인하면서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는 게 올바른 방향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규제 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자체 IP 갖췄다"…20개 신작 선봬
이날 넷마블은 지난 4년 동안 준비한 주요 개발 라인업을 소개했다. 동명의 HBO 원작 드라마를 기반으로 한 ‘왕좌의 게임’, 한국 유명 웹툰 기반의 ‘나 혼자만 레벨업’, ‘신의 탑: 새로운 세계’, 자사 유명 IP의 후속작인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몬스터 길들이기 2’ 등을 포함해 총 20개의 주요 신작 타이틀을 공개했다. 특히 이날 넷마블이 공개한 신작은 자체 IP(65%)와 공동 개발 IP(10%) 등 총 75%가 넷마블의 IP로 구성됐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초기 넷마블이 퍼블리셔 중심으로 성장하다보니 자체 IP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라면서도 "이제 넷마블도 자체 IP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국정 기자 summe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