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IT] 비트코인 하락에 그래픽카드 값 폭주 멈추나

최용석 기자
입력 2022.01.28 06:00
암호화폐 시장이 위축하면서 PC 시장이 화색이 돈다. 암호화폐 가치 하락으로 채굴을 목적으로 쓸어 담았던 그래픽카드가 중고 매물로 나오고 있다. 당연히 채굴업자들의 그래픽카드 신규 수요도 주는 만큼 PC 시장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그래픽카드 가격은 안정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그래픽카드의 가격은 2021년 1월부터 3월 사이 200%에서 최고 300%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그래픽카드 하나 가격이 100만원, 200만원을 넘어서며 웬만한 데스크톱 한대 가격 이상을 형성했다. PC 시장은 팬데믹으로 온라인 수업과 재택근무가 늘면서 가정 내 PC를 구매하려는 신규 수요가 줄을 섰지만, 그래픽카드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호재에 대응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암호화폐 가치가 급락하고, 채굴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지금의 상황은 PC업계 입장에서 분명 희소식이다. 문답 무용으로 채굴 업계로 흘러 들어가던 그래픽카드 물량이 다시금 일반 소비자 시장으로 돌아오면 자연스레 공급이 늘고, 천정부지를 찍던 그래픽카드의 가격 역시 안정화,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우선 24일 암호화폐 폭락 이후, 중고 시장에 나오는 그래픽카드 물량이 부쩍 늘어난 것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 가치 하락으로 버티기 힘든 일부 소규모 채굴 업자들이 사업을 정리하며 채굴에 사용하던 그래픽카드를 처분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버틸 수 있는 채굴업자들도 그래픽카드 추가 구매를 멈추고 관망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암호화폐 시세가 상승세일 때는 중고 물량이 나와도 채굴 업자들이 바로바로 매입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하이브리드 업무 형태의 도입이 늘면서 PC 수요는 여전히 꾸준하다. 인텔의 12세대 프로세서를 비롯해 성능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 하드웨어의 출시도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그래픽카드 가격이 빠르게 정상화될수록 이러한 수요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손님이 끊겨 생계가 막막했던 영세 조립PC 업자들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물론, 이는 아직 희망적인 관측에 불과하다. 암호화폐 시장이 언제든 반등세로 돌아설 수 있고, 실제로도 그런 사례가 있었던 만큼 잠깐의 하락세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PC업계와 하드웨어 및 채굴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그래픽카드 채굴 비중이 가장 높은 이더리움 기준으로, 코인 1개당 시세가 200만원 미만으로 떨어지기 전까지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지금껏 승승장구를 거듭해온 암호화폐 및 채굴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흔들리는 것은 분명하다. 암호화폐 채굴 수요의 위축이 그래픽카드의 가격 및 공급 안정화와 침체한 PC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T조선 뉴스레터 를 받아보세요! - 구독신청하기
매일 IT조선 뉴스를 받아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