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형제경영 기업인 효성과 동국제강의 오너가 4세들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늘려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오너가 4세들의 지분을 늘림으로써 증여세 부담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함께 혹시나 있을지 모를 경영권 다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4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 오너가 4세들이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최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자녀인 조인영・조인서 씨는 각각 효성 주식 1432주를 매입했다. 조 회장의 아들인 조재현 군은 효성 주식 2812주를 매입했다. 이를 통해 인영, 인서 씨는 효성 지분 0.11%를, 재현 군은 0.09%를 보유하게 됐다.

또 인영・인서 씨는 효성화학 주식 410주, 효성첨단소재 247주를 매입했다. 재현 군도 효성화학 410주, 효성첨단소재 534주를 사들였다. 이를 통해 인영・인서 씨는 각각 효성화학 지분 0.06%와 효성첨단소재 지분 0.04%를 보유하게 됐다. 재현 군은 효성화학과 효성첨단소재 지분 각각 0.03%. 0.02%를 갖게 됐다.

효성그룹 사옥 / 효성
효성그룹 사옥 / 효성
조 회장의 동생인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의 자녀들도 주요 계열사 지분 확보에 나섰다. 조 부회장의 자녀인 조인희・조수인 양, 조재하 군도 최근 각각 효성 2812주, 효성화학 410주, 효성첨단소재 534주를 매입했다. 이를 통해 삼남매는 효성 0.09%, 효성화학 0.03%, 효성첨단소재 0.02%의 지분을 각각 확보하게 됐다.

동국제강 오너가 4세들도 지분 늘리기에 나섰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장남이자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장선익 동국제강 상무는 동국제강 지분 0.83%을 보유하고 있다. 또 장 회장의 차남인 장승익 씨는 2021년말 동국제강 주식 8만9430주를 매수했다. 이를 통해 동국제강 지분 0.37%를 보유하게 됐다.

장 회장의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의 자녀들의 지분도 늘어나고 있다. 장 부회장의 장남과 장녀인 장훈익, 장효진 씨는 지난해 10월 동국제강 지분 각각 1만주를 매입했다. 이 매입을 통해 이들이 가진 동국제강의 지분은 0.16%가 됐다.

재계에서는 오너가 4세들이 주요 계열사 지분 매입에 대해 차후 발생할 수 있는 증여세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주식 매입을 통한 배당금 및 차익을 통해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국제강/동국제강 홈페이지 갈무리
동국제강/동국제강 홈페이지 갈무리
일각에서는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경영 다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가족끼리 경영권을 두고 다투는 경우가 종종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효성의 경우 형제의 난을 겪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관계자는 "지분을 늘림으로써 증여세에 대한 부담을 낮추려는 것이다. 경영 승계 정공법을 택했다고 봐야한다"면서도 "기저에는 혹시 모르는 경영권 다툼을 위한 준비 목적도 깔려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형제의 난을 겪은 효성은 이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동국제강의 경우 형제사이가 워낙 돈독하다. 또 장 부회장 자녀들의 지분이 장 상무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