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2분기 LG디스플레이의 차세대 TV 패널 ‘OLED.EX(엑스)’를 적용한다. 기존 제품보다 화면 밝기를 30% 개선한 OLED.EX 패널은 LG전자 올레드 TV의 프리미엄 TV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는 첨병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가격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LG전자는 아직 2022년형 TV 신제품의 가격을 완전히 확정하지 못했다. 신규 패널 탑재 여부는 물론,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 요인에 따른 원가 상승 등 고려할 부분이 많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펼칠 시장 경쟁도 감안해야 한다.

LG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가격을 확 높여 올레드 TV 신제품을 출시할 수도 있지만,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1년 출시한 TV 가격 수준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이 1월 4일 간담회에서 2022년형 TV 라인업과 사업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 LG전자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이 1월 4일 간담회에서 2022년형 TV 라인업과 사업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 LG전자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가 4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LCD TV 패널가격은 2021년 하반기부터 내내 하락 추세를 보인다. 그 해 7월 평균가격이 222달러(27만원)였던 55인치 LCD 패널 가격은 11월 135달러(16만원)로 하락했고, 올해 1월엔 112달러(13만원)로 더 떨어졌다. 65인치와 50인치 LCD 패널 가격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LCD 패널 기반 TV가 주력인 삼성전자에는 희소식이다. 가격 인상을 최소화 하면서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OLED 패널 가격 하락 요인이 없는 LG전자는 부담이 크다. LG전자는 2021년 올레드 TV를 전년 두배인 400만대 이상 출하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만큼 수익은 거두지 못했다. LG전자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2021년 4분기 162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2020년 1921억원 대비 18.2% 감소했다.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이다.

LG전자는 1월 27일 열린 2021년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익 또한 원자재 가격, 물류비 인상 등 비용 증가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022년형 LG 올레드 TV / LG전자
2022년형 LG 올레드 TV / LG전자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도 1월 열린 올레드 TV 라인업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물류비와 재료비 등 원가 관리가 수익성을 가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본부장은 "물류비와 재료비 상승은 올해도 그 트렌드가 이어질 것이다"라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TV 사업 운영센터도 만들었고, 생산지 물류도 최적화 운영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을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고객이 얼마나 제품 가치를 느끼느냐에 주안점을 두겠다"며 "패널 가격은 LG디스플레이와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차세대 패널을 탑재한 48인치 올레드 TV(OLED48C2)를 최근 유럽시장에 선보였다. 영국 존루이스 백화점은 이 모델을 1399파운드(228만원)에 예약판매 중이다. 지난해 모델이 1099파운드(179만원)였던 것을 감안하면 30%에 가까운 인상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SCM(공급망관리) 최적화로 원가 인상 영향을 최소화 하더라도 일부 올레드 TV 모델의 출고가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삼성전자와 프리미엄 TV 경쟁과 올레드 TV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라도 실구매 부담은 덜어주는 마케팅 전략을 취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