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시각 0시 ‘삼성 갤럭시 언팩 2022’에서 공개한 ‘갤럭시S22’에 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가 적용됐다.

이는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이 1월 CES 2022에서 강조한 ‘미래를 위한 동행’ 비전의 실행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구를 위한 갤럭시’를 기치로 앞으로 갤럭시 시리즈를 비롯한 모든 모바일 제품에 친환경 소재를 사용할 방침이다.

한 부회장은 당시 지속가능성을 갖춘 제품을 소비자들이 사용함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데 동참하게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그 동안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QLED’, ‘갤럭시 버즈2’, ‘패밀리 허브’와 같은 인기 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했는데 갤럭시S22에서 이를 적용한 것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 부문장)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베네시안 팔라조(Venetian Palazzo)에서 CES 2022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 부문장)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베네시안 팔라조(Venetian Palazzo)에서 CES 2022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21년 8월 더 나은 갤럭시 생태계를 위한 MX사업의 환경 지속가능 비전인 '지구를 위한 갤럭시(Galaxy for the Planet)'를 발표했다. 지구를 위한 갤럭시는 생산부터 사용, 폐기에 이르는 제품 수명 주기와 사업 운영 전반에 걸쳐 보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에 대한 선언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모든 갤럭시 신제품에 재활용 소재 적용 ▲제품 패키지에서 플라스틱 소재 제거 ▲모든 스마트폰 충전기의 대기 전력 제로(zero)화 ▲세계 MX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을 통한 매립 폐기물 제로화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혁신, 규모(scale), 협력을 통해 사람들이 보다 환경 친화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삼성전자는 여정에서 '갤럭시 S22' 시리즈는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그 첫 번째 성과를 보여주는 제품이다.

삼성 '갤럭시 S22 울트라'에 해양 폐기물 재활용 소재가 적용된 부분 설명 / 삼성전자
삼성 '갤럭시 S22 울트라'에 해양 폐기물 재활용 소재가 적용된 부분 설명 / 삼성전자
해양 환경 살리는 폐어망 재활용

프런비르 씽 라토르 MX사업부 선행 CMF랩 프로는 "갤럭시 S22 시리즈의 기획 단계부터 지구의 자원을 재사용 하는 방법이 무엇일지 생각했다"며 "이는 단순히 재료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혁신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재활용 소재는 이미 한 번 사용된 이력이 있어 내구성이 떨어지고, 변색이 돼있는 등 소재 고유 특성이 저하돼 있어 전자 제품의 재료로 바로 사용하기에 어렵다.

이에 삼성전자는 10년 이상 재활용 소재와 관련 기술을 꾸준히 연구해 왔다. 이 과정에서 현재 해양 환경에 가장 큰 위협인 플라스틱 폐기물 중 하나인 폐어망에 주목했다.

폐어망은 수명이 다한 어망이나 버려진 어망을 의미하며, 이는 해양 생물뿐 아니라 천연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폐어망을 갤럭시 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고성능의 소재로 만들 수 있는 솔루션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갤럭시 기기는 방수, 방진을 비롯해 가혹한 기상 조건에 견딜 수 있는 고성능 재료로 만들어지므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폐어망을 재활용할 시 해당 소재의 내구성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어망은 일명 '나일론'으로 불리는 폴리아미드(polyamides) 소재로 만들어진다. 기본적으로 폴리아미드 소재는 습기 및 수분에 취약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 장시간 해수와 자외선에 노출되며 폴리아미드 소재(어망) 고유의 물성이 저하돼 있어 해양에서 수집된 폐어망을 바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삼성은 업계 전문가와 협업해 폐어망을 분리, 절단, 청소 및 압출하여 폴리 아미드 수지 펠렛(polyamide resin pellets)으로 변환하고, 폴리머 소재를 개발하는 또 다른 파트너와 협력해 갤럭시 기기에 사용 가능한 플라스틱이 될 수 있도록 최적화는 연구 과정을 거쳤다.

결과적으로 폐어망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했고, 이를 제품에 사용함으로써 해양 보존에 기여할 수 있었다.

해당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는 모바일 기기에 사용이 적합한 내구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계적 물성 및 열 안정성 관련 검증을 수차례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일반 플라스틱의 품질과 99% 유사한 수준의 품질을 확보했다.

프런비르 씽 라토르 프로는 "폐어망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소재를 20% 정도 사용한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 '갤럭시 S22' 시리즈 스마트폰 내부의 키 브래킷(key bracket)부품과 스마트폰 내부 S펜 커버 부품에 적용했다"며 "키 브래킷은 볼륨과 전원 키의 안정적인 반복 사용에 필요한 지지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갤럭시 S22' 시리즈뿐 아니라 전체 제품 라인업으로 확대 적용 할 계획이다"라며 "이를 통해 올해에만 약 50톤 이상의 폐어망을 재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삼성 '갤럭시 S22 울트라'에 PCM 소재가 적용된 부분 설명 / 삼성전자
삼성 '갤럭시 S22 울트라'에 PCM 소재가 적용된 부분 설명 / 삼성전자
PCM 재활용 플라스틱 활용

삼성전자는 폐어망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 외에도 PCM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을 스마트폰, 웨어러블, 충전기, 폰케이스 등에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사용하고 있는 재생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s)에는 20%의 PCM이 포함됐다.

이 물질은 고품질의 기계식 재활용 공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폐물병(PC소재) 또는 CD 케이스를 분쇄해 작게 만들고, 이를 세척 및 압출한 후 오염이 없는 균일한 상태로 만들어냈다. 여기에 플라스틱 원재료와 다른 첨가제 등을 추가해 친환경적이면서도 삼성의 고품질 기준에 맞는 새로운 소재로 탄생시키는 것이다. 해당 소재는'갤럭시 S22' 시리즈 내부의 전원과 볼륨 키에 적용됐다.

이 PCM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에 유리 섬유(Glass fiber) 등을 추가해 기계적인 물성을 보강해 또 다른 재활용 플라스틱을 만들어 스피커 모듈에도 적용했다. 스피커는 기능 특성상 작은 진동이 많아 새로운 소재로 변경하기가 쉽지 않은데, 삼성은 이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물론 친환경 소재로 적용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유호림 MX사업부 선행 CMF랩 프로는 "삼성전자는 더 나은 지구 환경을 위해 끊임없는 혁신 기술 개발에 노력할 것이다"라며 "갤럭시 S22를 통해 목표를 향해 한걸음 더 가까이 가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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