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IT] 불분명한 '메타버스'를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

이은주 기자
입력 2022.02.10 07:52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다수 기업이 메타버스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혼란스럽다.

일부는 메타버스가 투자를 위해 과장됐으며 현실성이 부족한 허상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메타버스는 뜬구름이다"라고 한다. 메타버스 시대를 말하는 이들 조차 가상 공간이 아닌 현실세계에서 직접 만나 교류하고 의논하며 일한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운다. 이들은 메타버스 개념조차 정확하지 않은 혼란스러운 상황도 비판한다.

반면 메타버스가 반드시 다가올 미래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유수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메타버스 투자’ 행보가 단순한 흐름 쫓기가 아니라,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 선점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한다. 메타버스와 NFT 등 신기술의 시대 흐름을 읽고 올라탈 수 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에 발생하는 격차가 결국 미래의 경제·사회적 격차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호언한다. 이들은 "메타버스는 차세대 인터넷이자 새로운 플랫폼이다"라며 "우리는 새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메타버스를 완벽히 정리하지 못한채 혼란스럽다고 한 배경이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가운데 메타버스를 정리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 9일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최한 ‘메타버스 콘텐츠 발전방안 입법공청회'였다. 이날 참석한 우운택 카이스트 교수의 말속에서였다.

그는 메타버스의 정의가 지나치게 확장되는 것을 경계했다. 수많은 메타버스 정의의 혼재가 ‘진짜' 메타버스 논의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트윈도 메타버스, 가상현실도 메타버스, 일상 블로깅 커뮤니티도 메타버스라는 식의 나열식 정의는 메타버스를 이해하는데 부분적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가 정의한 메타버스는 단순하다. ‘증강된 현실’을 만드는 ‘생태계’ 그 자체다. 스마트폰이 아닌 새로운 안경형 디스플레이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실물감을 느끼는 공간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생태계. 그 자체를 메타버스로 이해해야 한다.

메타버스 대표 주자처럼 소개되는 로블록스는 메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가 구현하려는 메타버스의 모습과 차이가 있다. 글로벌 빅테크가 여는 ‘메타버스 산업'은 단순한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아니다. 인류의 일상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어, 노동이나 교류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일상 보조 도구'다. 그것이 메타버스의 진짜 의미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생각해 본다. 메타버스를 물리적 현실 노동 공간, 교류 공간의 ‘대체제'로 정의하면 메타버스는 과장된 개념일 수 있다. 미래 일상을 보충하는 보완재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 일상을 돕는 ‘일상산업’으로서 언젠가 다가올 미래라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면 어쩌면 메타버스 예찬론자와 부인론자 사이의 논쟁은,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가 아직은 잠정적이라서 발생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언젠가 다가올 인간 삶의 보완재로서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출발은 메타버스 ‘생태계' 그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

우운택 교수는 공청회에서 "열매가 아니라 뿌리부터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 위에 태울 IP콘텐츠가 과실이라면 뿌리는 메타버스라는 ‘증강된 가상공간’을 만들 수 있는 온갖 기술이다. 뿌리란 AR, VR, 음성, 영상, 디스플레이 등 온갖 기술을 망라한다. 우선은 정확한 개념에 대한 합의와 함께, 뿌리부터로의 접근이 메타버스 시대를 대비하는 자세이지 않을까 한다.

이은주 기자 le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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