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양질의 데이터 확보다. 우리나라 산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기도 하다."

왼쪽부터 김두현 건국대학교 교수,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국장), 이현규 정보통신기획평가원 AI사업단장(AI·데이터 PM), 최준균 KAIST 교수·메가존클라우드 지능형 클라우드 융합기술 연구센터장, 유응준 엔비디아코리아 대표, 정우진 디지털엑스원 대표가 ‘대한민국 인공지능(AI) 전망 웨비나 2022’에서 ‘AI의 산업화 점검'을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IT조선
왼쪽부터 김두현 건국대학교 교수,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국장), 이현규 정보통신기획평가원 AI사업단장(AI·데이터 PM), 최준균 KAIST 교수·메가존클라우드 지능형 클라우드 융합기술 연구센터장, 유응준 엔비디아코리아 대표, 정우진 디지털엑스원 대표가 ‘대한민국 인공지능(AI) 전망 웨비나 2022’에서 ‘AI의 산업화 점검'을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IT조선
10일 IT조선이 온라인으로 개최한 ‘대한민국 AI 전망 웨비나 2022’에서 토론 참석자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이번 행사는 현재 구현 가능한 AI 기술 수준을 점검하고 진흥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안을 고민하기 위해 마련됐다.

‘AI의 산업화 점검'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올리려는 산업계의 기술 적용 단계를 분석하고, 각 기업의 AI트랜스폼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적 방안을 고민했다. AI트랜스폼은 각 기업이 산업 현장에서 AI를 수익화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AI를 활용해 수익을 내기 위해 AI 기술 정책 초안부터 원천기술 개발이 아닌 적용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현재 정부 정책은 AI 개발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산업계에서 활용되는 사용성은 낮기 때문이다.

이현규 정보통신기획평가원 AI사업 단장은 "우리나라 산업 전반을 봤을 때 생산 현장에 AI를 적용해 활용하는 비율은 2%에 불과하다"며 "주요 산업 적용률만 별도로 보면 15%수준까지 나오기도 하지만 기업 사용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정책 추진 관점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원천기술을 개발할 때 개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업체에 적용 가능한 실효성 검증도 함께 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과 달리 언어 체계가 달라 언어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 유응준 엔비디아코리아 대표는 "네이버 등이 AI 영역에서 앞선 배경에는 충분한 양질의 한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한국은 특화된 데이터가 꽤 많지만, 이 데이터가 기업 단위로 활발하게 공유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인력 확보도 기업이 부딪히는 난제 중 하나다. AI 적용 필요성은 높아지는 반면 AI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두현 건국대 교수는 "기술도 결국 사람이 만들기 때문에 인력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중소기업일수록 AI 인력 가뭄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범용성있는 AI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인재 확보가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최준균 KAIST 교수·메가존클라우드 지능형 클라우드 융합기술 연구센터장은 "일반 기업에서 활용하기 위해 우선은 ‘쉬운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며 "민간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양질의 인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AI 소프트웨어 인재 부족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원점에서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장은 "미국 대학에서는 산업 현장의 AI 인재 수요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인다"며 "우리나라도 학교가 과감하게 관련 고급 인재를 배출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판을 다시한번 과감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공자 수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AI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초전문가와 고급인재를 배출해야 한다"며 "산업 현장에서 파악된 인재 수요 이상으로, 인력을 배출할 수 있도록 촉진하기 위해 과감한 정책 목표 재설정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