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이뤄질까…여야, 게임법 개정엔 공감, 규제 강도엔 이견

임국정 기자
입력 2022.02.10 20:07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국회 공청회가 열리며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가능성도 한층 커지고 있다. 공청회에서는 게임법 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여야 국회의원은 규제 강도를 두고 온도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2021년 10월 1일 진행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현장. /이상헌 의원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0년 12월 대표발의한 게임법 전부개정안 관련 공청회를 10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게임법 전부개정안은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화 ▲등급분류 취소 사유로 ‘사행심 유발’ 추가 ▲게임산업협의체 구성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날 문체위 위원들은 공청회에서 법안 이해관계자와 전문가로 구성된 진술인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했다. 진술인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추천으로 게임물관리위원회 정책연구소 자문위원인 오지영 법무법인 창과방패 변호사, 국민의힘 몫으로 박현아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가 참석했다. 정부 측 관계자로는 김재현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이 나섰다.

두 진술인은 현재의 게임법이 게임산업의 성장과 급변하는 게임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박현아 박사는 "2006년 제정된 게임법은 산업적 측면에서 진흥을 거의 고려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기술 진화에 따른 환경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게임법 전부개정안은 기존 현행법의 한계를 개선하고 규제와 진흥의 방향을 재편하는 시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지영 변호사는 "기존 게임 산업법이 최초 아케이드 사행성 게임 규제를 주된 목적으로 제정되다 보니 기술 발전과 게임 산업의 인식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확률형 아이템 규제와 관련해 한목소리로 모든 확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내 뽑기 시스템을 통해 무작위로 얻은 아이템을 말한다. 획득 확률이 낮은 좋은 아이템을 뽑기 위해서는 많은 돈을 써야 하지만, 그동안 이뤄진 자율 규제로 인해 이마저도 확률이 정확히 공개되지 않아 논란을 불러왔다. 특히 일명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은 확률형 아이템 문제로 트럭 시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박현아 박사는 "국내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정부 개입이 전혀 없는 산업 자율적 형태의 규제로 이용자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외에도 이용자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추가적 대안이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지영 변호사는 "게임 산업계도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 등을 자율 규제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 보호와 게임 문화의 건전성 확보라는 공익적 가치와 이로 인한 게임 사업자의 권리 제한 정도 등을 비교해 볼 때 개정안은 입법 목적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진술인들 발언 이후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이용자의 권리 보호’라는 측면에서 개정안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규제 강도와 관련해 분위기 차이를 드러냈다.

이번 게임법 전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이상헌 민주당 의원은 "개정안은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나 공급 확률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며 "그간의 자율 규제 실태를 보면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더라도 게이머들이 그것을 온전히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유정주 의원은 "이용자 보호를 위해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는 온라인 게임 회사들의 확률 조작 여부를 전수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면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게임법이 ‘진흥법’임을 상기시키며 "BTS가 법을 만들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게 아니지 않냐. 과도한 규제나 법 같은 것이 시대 흐름이라든가 기술의 진화를 가로막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같은 당 김승수 의원은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오는 게이머들의 여러가지 불이익, 또 기존 게임 업체들의 자율 규제에 맡긴 상황에서의 불신 같은 것들을 감안할 때 확률형 아이템은 당연히 공개돼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 두 진술인에게 적당한 확률 정보 공개의 범위와 방법에 대해 묻기도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해 2월 게임법 전부 개정안과 관련해 "업계에서 봤을 때는 소비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자칫 과도하게 갈 경우에는 산업의 발전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심도 깊은 논의를 주문했다.

김재현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게임 업계 반응과 관련해 "게임산업협회에서는 특히 확률형 아이템 규제와 같은 부분은 업계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측면이 있고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약간 부정적 의견도 있었다"면서도 "게임 업계 의견뿐 아니라 이용자 권리도 같이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전부개정안이 타당하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공청회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국회는 본격적 법안 심사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공청회 개최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짐에 따라 대선 이후에나 관련 소위에서 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법안 처리는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과 성향에 크게 영향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임국정 기자 summe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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