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트럭이 대형전기트럭의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2022년 8월 유럽부터 최초 인도에 나서며, 국내 시장에는 올해 주행거리 인증을 시작으로 2023년 내 국내 첫 인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상용차 시장은 볼보트럭의 대형전기트럭 진출 공식화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 한다. 현재 1.5톤 미만의 소형 트럭으로 주로 구성된 국내 친환경 상용차 생태계에 처음으로 대형전기트럭의 도입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볼보트럭에서 공개한 FM 대형전기트럭 / 볼보트럭
볼보트럭에서 공개한 FM 대형전기트럭 / 볼보트럭
대형급 상용차는 주거지에서도 충전이 가능한 1.5톤미만 소형전기트럭이나 승용전기차와는 충전, 운용 방식에서 많은 차이점을 보인다. 거대한 몸집을 가진 만큼 넉넉한 주차 공간이 필요한데다, 탑재되는 배터리팩의 용량도 상당해 소형전기트럭이나 승용전기차보다 충전시간도 많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문제는 현재 국내에 대형전기트럭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충전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매일매일 고정된 경로와 차고지를 오가는 전기버스와 달리, 대형전기트럭은 건설현장이나 물류운송에 쓰이는 탓에 경로가 다양해 고정된 충전소 지역을 특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볼보트럭이 대형전기트럭 국내 도입을 설명한 2022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내용이 지적됐다. 국내에 대형전기상용차를 소화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데다, 국내 친환경 상용차의 경우 정부 주도로 수소연료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강석 볼보트럭 코리아 대표는 이런 지적에 대해 "충전인프라 구축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일단 서비스센터 등을 중심으로 직접적인 충전 인프라를 먼저 갖추려 한다"며 "또 전기트럭에 관심있는 물류 기업 등과 협업해 물류센터에 전기차 충전소와 설비를 구축하는 것도 협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결국에는 정부차원에서 대형전기트럭에 대한 충전 인프라를 대폭 확대할 수 있는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가 병행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 수소, 전기차 복합 충전소에 설치된 표지판 / 이민우 기자
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 수소, 전기차 복합 충전소에 설치된 표지판 / 이민우 기자
대형전기트럭과 친환경 상용차 시장을 양분할 수소트럭시장도 충전소가 고민이다. 수소충전소 1곳을 설립해 운영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다, 충전소를 짓기도 전에 인근 거주민 반발에 계획이 뒤집어지거나 지연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정부가 수소산업을 국가 미래 경쟁력으로 꼽은 만큼, 수소 충전소의 안정성을 설명하는 주민 간담회 등을 매번 열지만 설득이 쉽지 않다. 서울시 송파구 장지동에 설립될 예정이었던 상용 수소충전소도 인근 아파트 거주민 등의 반대로 인해 3일 공식적으로 백지화됐다.

정부는 1월 환경부 2022년 무공해차 보급정책 설명회를 통해 2022년 수소 상용차 보조금과 관련 인프라 설립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금 지원에 앞서 인근 거주민으로부터 계속 문제제기를 받아 예정된 준공 계획을 맞추지 못하는 수소충전소 설립에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소충전소가 설립되는 지역의 거주민 반대 민원은 계속해서 있어왔다"며 "수소충전소 안전성 등에 대해 주기적으로 주민에게 설명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