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내면서 주가가 소폭 반등하며 2주 만에 9만원대에 재진입했다. 카카오가 이날 내놓은 주주 신뢰 회복을 위한 방편의 결과로 보인다. 다만 반등폭은 5%에 그쳤다. 카카오 계열사의 상장 이슈 등은 여전히 불안 요소로 꼽힌다. 고점 대비 ‘반토막' 가까이 하락한 주가 회복은 아직 ‘먼 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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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주주달래기에 주가 소폭 상승

11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전날 종가보다 5.04% 오른 9만1700원에 마감됐다. 지난달 24일 이후 8만원 대로 내려간지 2주 만이다. 높은 실적과 경영진의 적극적인 주가 회복 전략 제시가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날 여민수 공동대표는 지난해 카카오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다시금 사과하면서 신뢰 회복을 약속했다. 그는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4년간 카카오가 걸어온 길을 반추해 보면 국민 지지 속에서 성장을 가파르게 일궈냈지만 성장통을 겪었다"며 "사회 신뢰를 잃은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경영진은 또 주가가치 회복을 위한 각종 정책도 제시했다. 향후 3년간 카카오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의 15~30%를 재원으로, 이 중 5%는 현금배당, 10~25%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사용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또 향후 3년 동안 최소한의 기본 주당 배당금을 유지하면서 회사 성장에 따른 추가 배당을 진행하는 한편 자사주 소각 의지도 밝혔다. 올해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총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상장한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당순이익(EPS)이 상승해 사실상 기업가치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를 이유로 자사주 소각은 대표 주가 부양 정책으로 꼽힌다.

앞서 남궁훈 내정자가 페이스북을 통해 10일 선언한 주가 15만원 회복 목표와 자신의 보상을 연계하는 다짐도 주가 회복에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그는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주가도 15만원 이상으로 책정하며 책임 경영의 뜻을 밝혔다.

주가 회복에 쏟아지는 우려

카카오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카카오의 주가 회복에 우려의 눈길을 보낸다. 이날 카카오의 상승폭은 5%에 그쳐 고점 대비 ‘반토막' 가까이 하락한 주가를 회복하기엔 아직 갈길이 멀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증시에서 계열사 상장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카카오 자회사의 기업공개(IPO)는 카카오 주주로서는 여전한 ‘불안 요소'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 계열사 기업들의 상장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 실적 상승 동력이 됐던 콘텐츠 부분 등이 떨어져 나가게 되면 카카오 주가 회복이 쉽지 않다. 가뜩이나 떨어진 ‘모회사' 카카오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는 배경이다. 거시 경제와 연동된 국내 주식 특성상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우량주' 전반의 불안 요소도 배제하기 어렵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준비하는 카카오픽코마 외에는 구체적인 계열사 기업공개(IPO)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주요 사업부를 물적분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