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x86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한 반격에 나섰다. 경쟁사인 AMD는 2021년 이 시장에서 역대 최고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바 있다.
시장 조사기관 머큐리리서치는 최근 공개한 2021년 프로세서 시장 보고서에서 AMD가 x86 프로세서 시장에서 25.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PC 수요가 급증하면서 AMD의 시장 점유율 상승에도 속도가 붙었다. 2020년 4분기 기준 21.7%의 점유율로 20%대에 진입한 이후, 1년 만에 25%대 점유율에 진입한 것.
업계에서는 AMD가 가장 취약한 부분이었던 노트북과 서버 시장에서의 선전이 2021년 25%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달성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
차세대 게임 콘솔의 판매량이 증가한 것도 AMD의 시장 점유율 상승에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판매량이 급증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XBOX) 시리즈 X·S,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 등 최신 게임 콘솔들에도 모두 AMD의 커스텀 프로세서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AMD는 최근 CES에서 차세대 노트북용 라데온 모바일 6000시리즈 프로세서를 발표한데 이어, 올해 하반기 선보일 예정인 ‘젠4’ 아키텍처 기반 차세대 프로세서로 x86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절치부심 인텔, 12세대 프로세서로 반격 시작하나
하지만 인텔의 아성을 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비록 전체 x86 프로세서 시장에서 AMD에 역대 최고 수준의 점유율을 허용했지만, 인텔은 여전히 건재함을 드러냈다.
데스크톱 프로세서의 경우, 2021년 3분기 82.9%였던 인텔의 점유율은 4분기에 83.8%를 기록하며 1% 가까이 회복했다. 노트북 시장 역시 2021년 3분기 78%에서 4분기 들어 78.4%로 소폭 반등했다. 그간 꾸준히 점유율이 감소하던 것과 확연히 다른 모양새다.
인텔은 여세를 몰아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 탈환에 속도를 낼 모양새다. 2022년 새해를 맞아 데스크톱용 12세대 일반 프로세서 라인업과 메인스트림~엔트리급 보드용 칩셋을 대거 선보이며 보급형에서 하이엔드 라인업까지 전방위에 걸친 공세에 나섰다. 노트북 시장 역시 12세대 기반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점유율 회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한 해 전체 x86 시장에서 일부 점유율을 내줬지만, 4분기 들어 데스크톱과 노트북 시장에서 점유율을 회복하고 있다"며 "새로 확충한 12세대 프로세서 라인업이 순조롭게 출시되고, 주요 OEM 제조사에서 12세대 기반 노트북 신제품을 하나둘씩 선보이고 있는 만큼, 인텔의 시장 점유율 회복도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