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무의 테크리딩] 탈 중앙화 플랫폼과 가상자산 스왑거래소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
입력 2022.02.13 06:00
기술이 세상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기술을 직접 개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각자의 영역에서 필요한 만큼의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 학생은 미래의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 이미 직업을 가진 사람은 각자 직업의 미래 예상을 위해 세상을 바꾸는 기술에 대해 이해해야만 한다. IT조선은 [이학무의 테크리딩]을 통해서 기술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다지기와 이를 기반으로 필수적인 기술 이해 방법을 제공한다. <편집자주>

이더리움(ETH) 기술 개발 후 다양한 분산응용(Dapp) 기반 탈 중앙화 플랫폼이 등장했지만, 기존 중앙화 플랫폼 대비 낮은 경쟁력으로 큰 성공은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중앙화 플랫폼이 점차 고도화되면서 그 편리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플랫폼의 횡포 아닌 횡포가 동반해서 커질 수밖에 없다. 플랫폼 자체가 회사다. 회사는 이익을 추구하는 만큼 시장 지배력을 갖춘 후 당연히 더 높은 이익을 추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플랫폼이 성장하는 데 기여한 참여자 이익은 일부 침해된다. 이러한 문제점이 탈 중앙화 플랫폼의 태동에 힘을 주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더리움 소개 이미지 / 이더리움
플랫폼 참여자의 요구는 다양하다. 배달 앱을 예로 들면, 생태계에 참여한 모든 라이더는 남들보다 한번이라도 더 배달하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 적당하게 일을 하고 적정한 보수를 받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랫폼 입장에서는 모든 라이더가 한번이라도 더 배달을 해주기를 원하고 빠르게 배달해주기를 원한다. 양측간 접점을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진행되고, 새로운 구성이 적용된다. 프로그램 개발비는 업주나 플랫폼 사용자에게 전가하고, 수수료는 점차 올려 받게 된다.

하지만 모든 플랫폼 참여자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플랫폼에서 얘기하는 대로 이끌려 가게 된다. 시장 초반에는 다수의 경쟁 플랫폼이 있다는 특성상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한 차별화한 경쟁력도 크지 않은 만큼 언제라도 새로운 경쟁 플랫폼이 생길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 사정이 달라진다. 이미 플랫폼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플랫폼의 진입 장벽이 높다.

여기서 블록체인 기반의 탈 중앙화 플랫폼이 있다면 시장 진출이 충분히 가능하다. 탈 중앙화 플랫폼은 운영의 주체가 회사가 아닌 참여자의 약속을 구현한 프로그램 그 자체다. 그렇기 때문에 플랫폼의 영향력이 강해졌다고 해서 처음에 한 약속과 다르게 운영될 위험이 없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좋은 운영 원칙이 있고 이를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적인 지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활용하게 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취지로 플랫폼 참여자 모두의 이익을 위한 목적으로 나왔다 하더라도 플랫폼 본연의 역할인 편리성을 제공하지 못하면 시장 진입에 애로를 겪게 된다.

배달앱의 경우를 다시 예로 살펴보면, 라이더와 업주, 플랫폼 사용자 등 세 주체가 모두 새로운 플랫폼을 쓰도록 하려면 가상화폐가 필요하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탈 중앙화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면 여기서 통용되는 가상화폐인 토큰을 발행할 수 있다. 초기 시장 참여자를 위해 가맹 업주에게 더 높은 비중의 토큰을 제공하고, 초기 사용자에게는 그만큼의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시장을 잠식해 들어갈 수 있다. 당장은 불편하더라도 해당 탈 중앙화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면 점차 많은 참여자가 늘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가상화폐 스왑 거래소가 그 주인공이다. 가상화폐 스왑 거래소는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기존 중앙화 된 가상화폐 거래소의 탈 중앙화 거래소 역할 측면을 고려해 이해하면 된다. 가상화폐 거래소 시장도 이미 몇몇 업체 중심으로 지배력 구조가 형성이 됐다. 가상화폐 거래는 해당 거래소에 내 가상화폐를 예치하고 거래를 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가상화폐인데도 불구하고 해킹의 위험에 노출된다.

새로운 가상화폐가 발행되어도 이를 거래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은 가상화폐 거래소가 가졌다. 운영 책임이 있다는 명분에 따라 거래에 대한 거부권도 행사할 수 있다. 이 역시 일종의 횡포 아닌 횡포가 될 수도 있다. 발행자가 가능성 있다고 생각해 내놓은 토큰이고 사용자들 역시 같은 의견이라고 해도, 가상화폐 거래소가 거래를 허락하지 않으면 거래 자체를 할 수 없다. 탈중앙화 플랫폼 참여자가 서비스 제공으로 받은 해당 플랫폼의 토큰도 장기적으로 보유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필요할 경우 현금화해야 한다. 거래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플랫폼 성장이 어려운 셈이다. 여기서 고민해야 할 것이 바로 스압 거래소다. 스압 거래소를 활용하면 누군가의 허락이나 승인 없이도 거래가 가능하다.

새로운 배달 플랫폼을 만들고 여기서 통용되는 토큰 ‘DLV’를 발행했다고 가정하자. 이 토큰을 스왑 거래소에 거래가 잘 되는 가상화폐와 페어로 누군가가 예치를 해주면 거래가 가능하다. 예치 방식은 간단하다. 100DLV가 1ETH 가치가 된다고 생각하면, 100DLV와 1ETH를 페어로 예치하면 된다. 예치된 페어에서 교환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초기에 예치된 수량의 곱이 유지되는 방식으로 거래를 해야한다. 100DLV와 1ETH가 예치된 풀에서 100DLV를 ETH로 바꾸고 싶다면 두 숫자의 곱하기인 100이 유지되도록 거래할 수가 있다. 따라서 100DLV를 풀에 넣으면 DLV는 200이 되기 때문에 ETH는 0.5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100DLV를 0.5ETH로 바꿔갈 수 있게 된다. 예치자는 100DLV의 가치가 1ETH라고 맡겼지만 교환자는 DLV 가치를 크게 할인 받아서 100DLV로 0.5ETH 밖에 못 받아 가게 된다. 하지만 DLV를 거래가 가능한 ETH로 교환하기 위해서 이러한 희생을 감수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해하면 된다. 반대로 앞선 거래로 인해서 풀에는 200DLV와 0.5ETH가 있는데 다른 교환자가 0.5ETH를 맡기면 100DLV로 교환해 갈 수 있다. 앞선 교환자가 손해 본 교환 비율을 다음 교환자가 이익을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에 플랫폼은 거래 관련한 손익은 중립이고 거래수수료만 수취한다.

스왑 거래소를 새로운 플랫폼의 강화 및 해당 가상화폐의 유동화를 가장 먼저 실현하고 있는 것은 스왑 거래소 그 자체이다. 이더리움 기반의 대표적인 스왑 거래소인 유니스왑와 스시스왑 그리고 클레이튼 기반의 대표적인 클레이스왑 및 클레임스왑 모두 자체 토큰을 발행하고 있다. 스왑 플랫폼의 활성화를 위해서 각기 다른 방식이긴 하지만 예치 이자의 상당부분을 각 플랫폼의 토큰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높은 예치 수익을 보장한다. 이중에서 가장 최근에 서비스를 시작한 클레임스왑의 경우에는 해당 토큰인 CLA가 거래되는 거래소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체 스왑을 통해서 유동화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스왑 플랫폼들은 자체 코인을 스테이킹 하면 스왑 플랫폼의 운영권을 가지고 있는 DAO의 의사결정 토큰으로 전환해주는데 의사 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각각의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구조이다. 또한 이와 같은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초기 과도하게 토큰이 시장에 출회되는 것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스왑 거래소의 또 다른 역할은 해당 블록체인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유니스왑과 스시스왑은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의 플랫폼이고 대부분의 스왑 대상 가상화폐 역시 이더리움 기반의 탈 중앙화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토큰이다. 스왑 거래소가 있어서 해당 플랫폼 사용자는 언제든지 필요할 때 토큰을 유동화 할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 참여도가 높을 수 있고 반대로 플랫폼 개발도 활성화 될 수 있는 것이다. 클레이스왑 및 클레임스왑도 마찬가지이다. 국산 블록체인인 클레이튼 기반의 스왑 거래소로서 초기에는 각각의 스왑 거래소 토큰에 수익률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플랫폼 활성화를 유도했다. 예를 들어서 전체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신규 토큰 인센티브를 클레임스왑의 토큰인 CLA와 페어로 예치하는 풀에 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한다. 이와 같은 활성화 유도를 통해서 스왑 거래소가 자리 잡으면 기존에 중앙화 거래소의 시장 영역을 빠르게 잠식할 수도 있게 되고 이는 각 플랫폼의 토큰 보유자의 수익이 된다. 이들 스왑 거래소가 활성화 되면 해당 블록체인 기반의 탈 중앙화 플랫폼의 토큰이 활성화 될 수 있고 이는 다시 플랫폼의 활성화라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스왑 플랫폼의 수익모델은 수수료다. 대부분의 스왑 플랫폼이 0.3%의 수수료를 받고 있고 스왑 플랫폼은 탈 중앙화 된 플랫폼이므로 특별히 발생하는 비용이 높지 않다. 대부분의 기능이 프로그램에 따라서 자동으로 수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익의 일부는 생태계를 키우는 재원으로 활용하고 대부분은 예치자에게 돌려준다. 따라서 거래가 얼마나 활성화 되는지에 따라서 연간 10~20%의 예치 수익을 구조적으로 받을 수도 있다. 물론 지금은 여기에 추가적으로 해당 플랫폼의 신규 토큰을 지급해 준다. 이 토큰을 받아서 매각하는 것까지 수익률에 넣을 때 50% 예치 수익이 가능해 지는 구조다. 하지만 초기에 기 발행된 토큰이 많지 않을 때 가능한 구조이고 향후 안정화 되고 난 이후에는 수익률이 낮아질 것이다.

지금은 거래량이 낮은 가상화폐의 유동화에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향후에는 거래량이 많은 가상화폐 및 가상자산 거래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가상화폐 거래소가 중앙화 된 거래소라는 측면과 가상 자산을 거래하는 데 해킹 등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단점 그리고 참여자가 수익을 분배 받지 못한다는 측면 때문이다. 이와 같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블록체인 간에 거래가 가능한 인터체인 기술이 좀 더 발전되고 안정적으로 지원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각각의 블록체인 내의 Dapp 토큰 거래만 안정적으로 서비스 된다는 것이 한계인데 이를 극복하면 지금의 중앙화된 가상자산 거래소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 leehakmoo@gmail.com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핸드폰, 디스플레이 등 IT 산업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까지 다수의 성장산업을 분석한 신성장 산업 분석 전문가다. 공학을 전공하고 비즈니스를 20년간 분석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이끄는(lead) 기술 읽기(read)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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