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공동체 신사업으로 메타버스를 강조한 가운데, 카카오 주요 계열사들이 NFT마켓 사업 추진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각 계열사가 우후죽순 NFT 마켓 플레이스를 개설할 경우 자칫 카니발리제이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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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주요 계열사가 각각 NFT마켓플레이스(거래소)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NFT 마켓은 게임·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NFT화해 유통하는 거래소다.

카카오의 종합 콘텐츠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NFT 마켓 사업성을 확인하기 위한 내부 검토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블록체인 사업의 핵심 역할을 하는 크러스트도 자체 NFT마켓 구축을 고민하고 있다. 이미 카카오게임즈는 게임과 메타버스에 특화된 NFT마켓 개발 계획을 밝힌 상태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는 지난해 7월 디지털 아트 NFT마켓인 ‘클립드롭스’를 내놨다.

카카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카카오엔터는 공동체 전사 차원에서 NFT 마켓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보는 초기 단계에 있다"라며 "NFT마켓 구축시 소비자 보호 문제와 함께 활성화된 글로벌 크립토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품을 수 있는지를 종합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각 계열사가 앞다퉈 NFT 마켓을 선보였거나 관련 사업성을 검토하는 이유는 메타버스와 NFT가 밀접하게 연관됐기 때문이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 자산을 위·변조가 불가능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디지털 기반 가상세계에서 형성되는 경제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지적재산권(IP)을 NFT화해 크러스트가 구축한 NFT마켓 거래소에서 발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엔터와 카카오게임즈 등은 NFT화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IP)과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유통공간을 고민하는 배경이다. 앞서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는 2021년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도전은 메타버스다"라면서 "카카오 공동체는 클레이튼, 카카오게임즈 등 활용 가능한 핵심 자산을 기반으로 메타버스 세상을 새롭게 구성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각 계열사가 고민하는 NFT 마켓 사업이 구체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비슷한 모델의 사업이 각 계열사별로 시장에 출시될 경우 자칫 자기잠식 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NFT와 메타버스 등 가상자산이 국내법에서 아직 정리되지 않다는 점도 섣불리 시장에 뛰어들기 어려운 이유다. 업계 일각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같은 빅테크가 의지만큼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카카오에 정통한 관계자는 "NFT 구매 수요가 무한하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사업 추진을 검토하는 단계지만 계열사들이 각각의 마켓을 보유하는 것은 현실적 효용성 문제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NFT 마켓 플레이스를 개발하고 있지 않다"며 "카카오엔터의 지적재산권을 NFT화해서 크러스트가 개발 중인 거래소 통해 판매하는 방안은 말할 수 있는게 없다"고 말했다. 크러스트 관계자 역시 "카카오엔터 IP를 활용하는 마켓플레이스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