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가 국내 정식 허가를 획득한 가운데 유한양행의 항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20 삽입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생겼다는 희망과 동시에 현재 병용 임상3상을 진행 중인 렉라자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의료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폐암치료제 ‘리브리반트’ / 한국얀센
폐암치료제 ‘리브리반트’ / 한국얀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얀센의 리브리반트를 백금 기반 화학요법 치료 중인 또는 치료 이후 질병이 진행된 ‘EGFR 엑손 20 삽입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제로 허가했다.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매우 드문 변이로, EGFR 유전자 변이 중 세 번째의 유병률을 보인다. 현재 승인된 관련 치료제가 없을 정도로 까다로운 변이다. 기존에 나와 있는 EGFR 표적치료제(TKI)의 효능도 제한적이라 암치료제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인 분야다.

리브리반트는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폐암 치료에 승인된 세계 최초의 치료제다. 2021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속 승인됐고, 같은해 12월 유럽의약품청(EMA)에 승인을 받았다.

해당 의약품은 EGFR과 MET 수용체를 이중으로 표적해 종양 성장을 억제하고 종양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완전 인간유래 이중 항체’ 작용기전을 가진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교수는 "이번 리브리반트의 국내 승인은 허가된 치료옵션이 없어 고통받고 있던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와 전문의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리브리반트를 통해 예후가 좋지 않았던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 성적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브리반트는 그 자체로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지만, 유한양행 렉라자와 병용 임상3상을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두 약물의 시너지 효과 역시 기대되는 부분이다.

2021년 9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된 크리슬리스-2(CHRYSALIS-2) 1b상 확장 코호트D 연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아미반타맙·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은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내성환자 45명 중 16명에서 치료반응을 나타내 객관적반응률(ORR)이 36%을 기록했고, 반응지속시간 중앙값(mDoR)은 9.6개월을 기록했다.

또한 CHRYSALIS-2 1b상 확장 코호트A 연구에서는 이전에 타그리소와 화학요법을 받은 11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아미반타맙·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을 실시, 3·4차 치료군에서 효능 평가를 마친 28명 중 9명에서 객관적 반응과 부분관해가 나타나 ORR 및 PR 32%를 기록했다. 5차 치료군 45명에서는 6명에서 부분관해가 확인돼 ORR 및 PR 13%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아미반타맙·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이 타그리소 내성 환자에 대한 2차 치료와 타그리소 화학요법까지 실시한 내성 환자 3·4차 치료 모두에서 비슷한 효과를 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

이처럼 눈에 띄는 효능에 의료계에서는 아미반타맙·레이저티닙 병용요법 임상이 성공할 경우 기존 폐암치료 가이드라인이 바뀔 만큼 획기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전해진다.

특히 얀센은 2020년 9월 아미반타맙·레이저티닙 병용 요법에 대한 국내 임상3상을 승인 받은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 다시 한 번 임상3상을 승인 받으면서 병용 투여에 대한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렉라자와의 병용 임상3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이번 리브리반트 허가와 맞물려 국내 의료현장에 즉시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아미반타맙·레이저티닙 병용 임상시험은 얀센이 다국적 임상을 진행하고 있어, 이번 임상3상이 성공할 경우 미국과 유럽 등에서 렉라자의 영향력이 확산될 것이란 분석도 존재한다.

업계 전문가는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해가 거듭할 수록 의료 현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국내 대표 신약이라 할 수 있다"며 "리브리반트 허가와 렉라자 병용 치료 요법을 통해 그간 마땅한 치료 옵션이 없던 국내 암환자들에게 희망이 생겼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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