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이를 전담할 사내 조직까지 구성하며 완성차 업체들을 위한 고도화한 파운드리 플랫폼을 준비한다. 대만 TSMC와 삼성전자로 양분된 파운드리 시장에서 빠른 시일 내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목표다.

인텔은 17일(현지시각) 온라인으로 개최한 ‘인베스터 데이’에서 6개 사업부문의 차세대 제품과 공정 로드맵을 공개하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팻 겔싱어 CEO / 인텔
팻 겔싱어 CEO / 인텔
인텔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10년 후엔 지금의 2배쯤인 1150억달러(137조8000억원)로 예상된다"며 "인텔이 가진 솔루션을 자동차 제조업체에 제공하기 위해 자동차 전담 그룹을 만들고 파운드리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강조했다.

차량용 반도체는 인텔이 파운드리 투자를 시작하며 구체적으로 언급한 첫 사업 분야다. 인텔은 2021년 4월 200억달러를 들여 미 애리조나에 파운드리 관련 2개 팹(공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1월엔 미 오하이오주에 200억달러를 투자해 2개의 첨단 반도체 팹을 짓겠다고 발표했고, 최근엔 54억달러를 들여 이스라엘 파운드리 업체인 타워반도체를 인수했다.

팻 겔싱어 CEO는 인텔3을 2023년 하반기, 인텔18A를 2024년 하반기에 각각 개발 완료하겠다고 초미세 공정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18A는 1.8나노 수준으로 세계 파운드리 시장 1·2위인 TSMC와 삼성전자가 2023년 3나노 공정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과 대비해 도전적인 목표 수준이다.

인텔은 이날 영국 반도체 기업 ARM에 대해 여전한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겔싱어 CEO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ARM을 우리 파운드리 비즈니스에 포함시킬 수 있다"며 "새 컨소시엄이 만들어진다면 어떤 식으로든 참여하는 게 유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