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이 다시 한번 아이폰을 만났다. 2011년에 이어 11년 만인 2022년 아이폰 신형으로 찍은 단편 영화 ‘일장춘몽'을 선보였다. 별도 장비 없이 아이폰13프로만으로 내놓은 결과물이다.

왼쪽부터 김우형 촬영감독과 유해진 배우, 김옥빈 배우, 박찬욱 감독, 박정민 배우가 기자 간담회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애플
왼쪽부터 김우형 촬영감독과 유해진 배우, 김옥빈 배우, 박찬욱 감독, 박정민 배우가 기자 간담회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애플
애플은 18일 오전 11시 온라인으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박찬욱 감독의 단편영화 ‘일장춘몽'을 공개했다. 애플은 이날 기자 간담회 시작과 최초로 대중에 일장춘몽 영화와 메이킹 필름을 선보였다.

일장춘몽은 박찬욱 감독과 김우형 촬영감독, 배우로는 유해진과 김옥빈, 박정민 등이 출연한 단편 영화다. 20분 내외로 짧은 영상에 호러와 판타지, 무협, 로맨스, 뮤지컬 등 여러 장르를 결합해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영화의 모든 장면을 애플의 아이폰 신형인 아이폰13 시리즈로 촬영한 것 역시 주목 요소다.

박 감독이 아이폰으로 단편 영화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 감독은 2011년 아이폰4로 촬영한 ‘파란만장’ 단편 영화를 내놓은 적 있다. 아이폰으로 영화를 촬영한 첫 사례로 당시 주목을 받았다.

박 감독은 "아이폰4로 파란만장 작품을 만든 적 있다. 단편영화를 계속 만들게 된 계기였다"며 "이번에도 진보한 테크놀로지를 탑재한 기계로 새로운 단편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일장춘몽을 선보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일장춘몽에는 다양한 화면 구성이 담겼다. 어두운 야외신부터 빠른 전개의 액션신, 수십명의 댄서와 판소리꾼이 등장해 한바탕 놀음을 진행하는 단체신 등이다. 모든 장면은 전부 여러 대의 아이폰13 프로로 촬영됐다. 별도의 카메라 렌즈나 장비 없이 온전히 아이폰13프로로만 촬영한 결과물이다.

김 감독은 "(촬영 시) 카메라 움직임이 많고 장면 전환도 빠르고 색감도 다양했는데, 아이폰에 영화에서 사용하는 코덱이 추가돼 다양한 정보와 색깔과 입체 진폭을 다 담아낼 수 있었다"며 "이런 믿음이 있었기에 편안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아이폰13프로로 일장춘몽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모습 / 애플
아이폰13프로로 일장춘몽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모습 / 애플
특히 아이폰13 프로에 있는 시네마틱 모드가 영화 촬영에 도움이 됐다. 가까이 있는 인물이나 피사체를 돋보이는 효과를 얻으면서 빠르게 포커스 전환이 가능했던 덕분이다. 시네마틱 모드 적용 시 심도가 낮아지는데, 이같은 효과가 필요한 장면에서 장점이 두드러졌다.

일반 카메라 대비 작은 크기이다 보니 촬영 중에 기동성이 두드러졌던 점, 배우들이 연기 시에 카메라 크기가 작다 보니 신경을 쓰지 않고 집중도를 높일 수 있던 점 등도 아이폰 촬영의 장점으로 언급됐다.

박 감독은 이날 행사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이 과거와 비교해 발전한 만큼 영화감독이나 촬영감독을 꿈꾼다면 스마트폰을 들고 어디서든 촬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스토리만큼 화면 구성이 영화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주요 요소이기에 실내와 야외 등 여러 환경에서 촬영해봐야 한다는 내용이다.

애플은 이번 영화를 애플코리아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 무료로 선보인다. 향후 애플TV에서도 해당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애플 측은 "애플의 샷 온 아이폰(Shot on iPhone) 캠페인은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과 동영상으로 아이폰의 카메라 성능을 보여주는 캠페인이다"며 "세계 각국 유수 영화감독과 콜라보레이션으로 만드는 단편 영화 시리즈는 아이폰이 프로급 영화 촬영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기획이다"고 밝혔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