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원대 유전자 치료제 등장…세계서 가장 비싼 치료제 바뀐다

김동명 기자
입력 2022.02.20 06:00
1회 투여 비용이 무려 ‘30억원’에 달하는 유전자 치료제가 등장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와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최근 오차드 테라퓨틱스(Orchard Therapeutics)와 이염색백질영양장애(MLD) 치료를 위한 유전자치료제 ‘리브멜디(Libmeldy)’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염색백질영양장애 증상 / 보건복지부
리브멜디는 영국 오차드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유전자 치료제로, 단일 용량 가격만 280만파운드(30억원)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의약품이다.

이전까지 세계 최고가약은 1회 투여 약가 25억원인 척수성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오나셈노진아베파르보벡)’였다.

가디언지을 포함한 현지 언론은 이번 NHS가 30억원에 달하는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었던 데는 기밀협상을 통한 약가 할인 덕분이라고 보도했다.

NHS는 국내 건강보험제도와 유사한 서비스다. NHS 운용비 98%는 세금과 사회보험으로 이뤄져다. 영국 정부는 치명적인 희귀 유전질환을 가진 아이들을 위해 초고가 치료제 공급을 결정한 것이다. 영국에서는 매년 아기 4명이 MLD를 앓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번 협상에 따라 영국에서 리브멜디는 초기 MLD 환자에 사용할 방침이다. 그 기준은 ▲독립적으로 걷는 것이 가능하고 인지능력 감퇴현상이 없는 아이 ▲질환의 임상학적 징후가 없는 늦은 유년기 또는 초기 소년기 ▲질환의 초기 임상학적 징후가 있는 초기 소년기다.

유전질환 특성상 리브멜디 개발 이전까지 근본적 치료법이 전무했다. 항경련제나 근이완제 등 증상 조절 치료가 대부분이었고 골수이식이 시도됐다. 그러나, 리브멜디를 투여할 경우 MLD를 유발하는 세포를 대체, 신경을 파괴하는 효소를 억제할 수 있다.

리브멜디가 효과를 보이는 것은 MLD가 ‘아릴설파타제A(arylsulfatase A)’를 만드는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신경성 퇴행질환에서다. 아릴설파타제A 결핍은 이염성 물질인 술파타이드(sulfatide)가 중추와 말초 신경에 축적되게 한다. 이 경우 신경계와 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입힌다. MLD 환자는 시력, 언어, 청력 손실을 입으며 거동 장애, 뇌 장애, 발작을 겪고 사망에 이른다. 평균 수명은 5~8년에 불과하다.

MLD는 통상 30개월 미만 아기 또는 어린아이에서 발생하며 발병 연령에 따라 영아 후기형, 연소형, 성인형 이염색백색질영양장애로 구분한다. 진단은 방사선(MRI) 검사, 유전자 분석, 효소 측정 등 방법이 있다.

아만다 프리차드(Amanda Pritchar) NHS 최고경영자(CEO)는 "최첨단 치료법을 공정한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NHS의 장기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사례다"며 "치명적인 유전성 장애로 고통받는 어린아이들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물론 가족들의 이루말할 수 없는 아픔과 슬픔을 덜어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질병관리청 희귀질환정보에 따르면 영아 후기형은 가장 흔한 형태의 MLD 장애로 인식되고 있다. 출생 후 영아 초기 비교적 정상 발달을 보이나 1~2세 사이 발병한다. 걷고 말하기 같은 발달 과제에 문제가 나타나며 주요 증상으로는 ▲자주 넘어지기 ▲까치발로 걷기 ▲부정확한 발음 등이 있다.

초기에는 기력이 없고 근력 저하 현상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에 따라 점차 혼자 서기가 힘들어지고 말하기도 어렵게 된다. 지능도 점점 떨어진다. 팔다리에는 통증과 경련이 발생한다. 실명과 청력 소실, 말초 신경장애도 발생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예상 생존기간은 증상 발현 후 3.5년 정도지만 10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도 보고된다"며 "리브멜디의 국내 도입 논의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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