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와 기아가 경차를 경상용차로 개조한 모델을 연이어 내놨다. 다양한 활용도를 강조하며 다마스를 그리워하는 소상공인 고객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다마스의 빈자리를 완전하게 채우기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이달 캐스퍼 밴 모델과 레이 1인승 밴 모델을 출시했다. 기존 경차를 경상용 모델로 개조해 출시한 것이다.

캐스퍼 밴의 경우 2열 시트를 비워내 940ℓ의 적재공간을 구현했다. 레이 1인승 밴은 국내 최초 1인승 차량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 모델은 기존 2인승 밴 모델에서 동승석 시트를 제거하고 하단에 별도 수납 공간을 마련해 최대 화물 적재용량을 1628ℓ로 극대화했다.

다마스와 라보 / 한국GM
다마스와 라보 / 한국GM
오랜기간 소상공인들의 발로 불린 한국GM의 다마스가 2021년 단종됨에 따라 해당 모델들은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가격과 활용도 등 측면에서 다마스를 완벽하게 대체하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가격’이다. 다마스는 988~1028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했었다. 반면, 캐스퍼 밴 모델은 시작가가 1375만원이다. 레이 1인승 밴 모델 역시 1305만원부터 시작이다. 다양한 옵션, 안전사항 등이 장착돼 있다고는 하지만 소상공인, 자영업자 고객들에게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유류 부분에서도 다마스의 가성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마스는 LPG모델이지만 캐스퍼 밴 모델, 레이 1인승 밴 모델은 휘발유를 사용한다. 연비 측면에서 다마스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휘발류 모델보다 주유시 가격이 저렴하다는 평가다.

활용도면에서도 다마스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차량 가격은 비싸지만 적재량은 다마스보다 적다. 다마스의 최대적재량은 450㎏이다. 반면 캐스퍼 밴 모델과 레이 1인승 밴 모델의 최대적재량은 각각 300㎏, 315㎏이다.

경상용차의 장점인 이동의 신속성 측면에서도 다마스가 앞선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마스의 경우 전폭(차의 폭)이 1400㎜로 좁은 골목길을 주행할때 편리했다. 반면 캐스퍼 밴 모델과 레이 1인승 밴 모델의 전폭은 각각 1595㎜로 다마스보다 크다.

레이 1인승 밴 모델 / 기아
레이 1인승 밴 모델 / 기아
캐스퍼 밴 모델과 레이 1인승 밴 모델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보니 중고차 시장에서 다마스는 800만~900만원 대의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캐스퍼, 레이 밴 모델은 활용도가 높아 1인 가구 등에서 매니아층에서 많이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비싼 가격, 작은 적재량, 유지비 등으로 인해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해당 차량들이 다마스에 비해 편의, 안전사양이 많이 장착돼 있어 운전하는데 편한부분이 많을 것이다"며 "하지만 경상용차를 구매하는 이들은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별다른 옵션도 없는 다마스나 라보가 많은 인기를 누린 것이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