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의 몇몇 전자상거래 기업들을 ‘짝퉁 장터’로 규정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을 위조 상품이 나도는 판매처로 지목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매년 가짜·위조 상품이나 불법 복제한 해적판 콘텐츠를 판매하는 외국의 온·오프라인 장터를 지정하고 발표해왔다.

올해에는 42개 온라인 시장과 36개 오프라인 시장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명단에는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알리익스프레스와 텐센트의 위챗 e커머스 에코시스템이 처음 포함됐다.

알리바바가 보유한 다른 업체인 타오바오를 비롯해 바이두 왕판과 DH게이트, 핀두오두오 등 다른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는 이미 명단에 들어있다.

USTR은 "이번 명단에 알리익스프레스와 위챗 e커머스 에코시스템이 들어갔다"며 "이곳에선 심각한 상표권 침해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해당 기업들에 별다른 조처를 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이 명단에 올라갔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기업은 이미지 타격을 받게 된다.

미국의류신발협회(AAFA)와 미국영화협회(MPA) 등 단체들은 USTR의 발표를 환영했다.

USTR은 별도의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비시장적 정책과 관행에 맞서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고 국내 교역 수단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USTR의 조치에 지식재산권 보호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외국인의 중국 특허 출원은 11만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23% 증가했고, 상표등록 역시 19만4000건으로 5.2% 늘었다"면서 "특히 미국의 중국 특허 출원과 상표등록은 각각 32.1%, 17.3%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왕 대변인은 "중국은 지식재산권 보호를 매우 중시해 왔고, 최근 몇 년간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미국은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