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디펜스가 호주에 자주포 등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생산시설 부지를 확정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톱 티어 지상방산기업 도약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한화디펜스는 23일 호주 현지에 자주포와 보병전투장갑차 등을 제조할 수 있는 대규모 생산시설 부지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국내 방산기업이 해외에 생산 거점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한화디펜스는 2021년 12월 호주에 AS9 헌츠맨 자주포 30문과 AS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를 공급 및 현지 생산하는 1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호주 생산시설 조감도 / 한화디펜스
호주 생산시설 조감도 / 한화디펜스
생산시설이 들어설 곳은 멜버른 중심가에서 서쪽으로 60㎞ 떨어진 질롱시 관할 아발론 공항 부지다. 여기에 3만2000㎡ (9680평) 규모의 최신 전투차량 공장이 들어선다. 착공식은 이르면 3월말에 이뤄질 예정이며 2년 후에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질롱시 생산공장에서는 우선 자주포 생산이 이뤄질 예정이며 현재 진행 중인 호주군의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사업(LAND 400 Phase 3) 결과에 따라 레드백 장갑차도 생산될 수 있도록 시설 설계를 검토 중이다.

호주 내의 협력회사들도 필요할 경우 해당 부지에 공동 입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현지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한국과 유럽 지역에 자주포 및 장갑차 수출 시 생산기지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호주 정부는 한화디펜스의 자주포 생산시설 건립으로 고급 제조인력 수요 등 3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한화디펜스의 생산 거점인 창원시와 질롱시 간 전략적 제휴를 통한 한국과 호주 방산분야 협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리차드 조 한화디펜스 호주법인장은 "빅토리아주의 전략적 요충지에 우리 생산시설 부지가 선정된 것은 호주에서 한화디펜스의 방산사업을 확고히 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특히 질롱 지역의 숙련된 인력을 고용하여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빅토리아주의 경제적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는 "호주와 한국 간 돈독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한화디펜스는 호주의 생산시설이 향후 자주포 및 장갑차의 글로벌 생산기지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아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