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트럭에 무상으로 부여됐던 영업용 화물번호판 발급이 4월 14일부로 만료된다. 전기트럭은 폐차 등 소유권 포기 시 반납을 조건으로 영업용 화물번호판 신규발급 혜택을 받았다. 2021년 4월 13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으로 해당 혜택은 1년 유예기간 후 사라지게 됐는데, 4월 14일이 종료 시점이다.

영업용 화물번호판 발급은 종사자 수 조절을 위해 제한돼왔다. 전기트럭에 대한 무상 부여 이전까지 영업용 화물번호판 신규발급은 매우 어려웠다. 포터2 일렉트릭(현대차), 봉고III EV(기아)의 수요가 2020년말부터 늘어난 것도 영업용 화물번호판의 신규발급 영향이 컸다.

기아의 1.5톤 이하 전기트럭인 봉고III EV / 기아
기아의 1.5톤 이하 전기트럭인 봉고III EV / 기아
전기트럭이 아닌 디젤트럭 등을 구매해 영업용 화물번호판을 얻으려면, 웃돈을 주고 기존 발급자에게 양도 받아야 한다. 2월말 업계 내 책정된 영업용 화물번호판 시세는 3000만원에 가깝다. 2000만원내외 디젤 포터2 가격과 합하면, 5000만원쯤이 필요한 셈이다.

반면, 포터2 일렉트릭이나 봉고III EV 등 전기트럭은 4000만원대지만, 2021년 기준으로 정부 보조금 수령 시 2000만원 이하 가격으로도 구매할 수 있었다. 반납 조건이 붙었지만 영업용 화물번호판 신규발급까지 받아, 화물운수 업계에서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기가 높아진 전기트럭 몸값은 2021년 4월 이후 영업용 화물번호판 신규발급 혜택 종료 소식, 반도체 부족 등으로 인한 출고지연이 겹쳐 크게 뛰었다. 2021년 상반기 기준 봉고III EV 등의 중고가는 2500만원대 형성돼, 보조금 수령 시 실구매가 1000만원대 신차보다 높았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케이카에 등록된 전기트럭 매물 가격 / 케이카 홈페이지 갈무리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케이카에 등록된 전기트럭 매물 가격 / 케이카 홈페이지 갈무리
2022년에도 전기트럭 중고가격은 더 오른 상태다. 2900만원대 가격이 붙은 매물도 있다. 2021년 상반기에 계약했음에도 전기트럭을 받지 못하는 등, 긴 대기로 발등에 불이 붙은 수요자가 많다. 봉고III EV는 현재 계약 시 출고에 10개월 이상이 걸릴 정도로 지연이 심하다.

2021년 남양주에서 포터2 일렉트릭을 계약했다는 박 모씨는 "계약서를 작성한 것이 4월인데 1년이 되도록 인도 소식이 없다"며 "운 좋게 취소차를 잡아 인도 받은 사람도 있다지만, 지난해 같이 전기트럭을 계약했던 주변 지인 중에도 여전히 차가 나오지 않은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계속되는 출고 지연 등으로 인해 대기하는 전기트럭 주문 고객이 여전히 많으면서, 중고차 시장 내 포터2 일렉트릭 등 전기트럭의 가격이 더 상승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중고차 시장 한 관계자는 "전기트럭에 대한 영업용 화물번호판 무상 발급이 종료되는 4월초 전후로 포터2 일렉트릭이나, 봉고III EV 등의 가격이 한번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100만원선 정도 더 비싸지거나 상승폭이 큰 경우 300만원까지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