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을 졸업하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두산중공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들이 원자력발전(이하 원전) 정책 기조가 현 정부와 다르기 다르기 때문이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에너지난 위기감이 나오고 있는데 에너지 자립을 위해 원전을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이 2022년 올해 수주 목표를 8조9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전년 수주액 대비 22% 성장한 수치다. 관련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수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이 대두되는 이유는 유력 대선주자들의 원전 정책 공약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탈원전 정책 속도조절을 조절하는 ‘감(減)원전'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신규 원전 건설은 없지만 현재 운영 혹은 건설 중인 원전은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 후보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와 관련해 국민들의 의견을 재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원자력 및 내부구조물 / 두산중공업
원자력 및 내부구조물 / 두산중공업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신한울 3・4호기의 건설을 재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원전을 중심에 두고 신재생에너지를 보조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자로(이하 SMR)에 대해 이 후보는 개발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겠는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는 SMR 등 차세대 원전 개발 및 상용화에 지원을 약속했다.

원전 정책과 관련해 두 후보가 온도 차가 있지만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는 다른 기조다. 신한울 3・4호기가 건설이 재개될 경우 원전 주기기 등을 만드는 두산중공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두산중공업은 SMR 상용화를 위해 미국 원자력발전 회사 뉴스케일파워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두 후보 모두 SMR 개발에 대한 이견이 없기 때문에 향후 두산중공업이 SMR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SMR 시장은 2040년까지 최대 3000억달러(35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은 2026년까지 연평균 4800억원의 목표 수주액을 설정했다.

이외에도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풍력발전,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신재생에너지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해당 사업에 역시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산중공업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난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자원부국인 러시아가 천연가스 배관을 막는가 하면 침공으로 인해 원유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 가스터빈 모델 DGT6-300H S1 / 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 가스터빈 모델 DGT6-300H S1 / 두산중공업
이에 세계 각국에서 원전을 통한 에너지 자립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유럽에서는 원전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탈원전을 추진하고 있는 독일의 로베르트 하베크 경제장관은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에서 벗어나야한다고 강조하며 연내 폐쇄하기로 한 원전 3기의 수명 연장에 대해 고려 가능성을 열어놨다.

프랑스는2050년까지 최대 14기의 신규 원전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친환경 에너지는 원자력을 거쳐 간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두산중공업은 40년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 주기기를 공급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글로벌 에너지 자립 행보가 본격화되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될지 모르겠으나 원전 정책 기조는 지금과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탈원전 정책으로 힘들었던 두산중공업에게는 기지개를 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두산중공업도 친환경 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는데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세계적에서 에너지 자립이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실제 원전 발전으로 이어질 경우 기술력을 인정받은 두산중공업에게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