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이 로봇 상용화 원년으로 평가받으면서, 기업과 정부 부처 등 민관에서도 속도 경쟁에 나섰다. 실내 배달 로봇 도입 등에 적극적이었던 서비스 업계와 물류·의료 분야에서도 적용 사업장 폭을 넓혀가는 추세다.

최근 정부 내 다수 부처에서도 로봇 사업 지원 강화와 로봇 자율주행 관련 규제 철폐 조짐을 보이는 등 국내 로봇 사업에 힘을 준다. 2022년에는 2021년보다 더 다양한 분야와 지역에서 상용화 된 로봇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광교에서 운영중인 배달의 민족 딜리 드라이브 자율주행 로봇 / 우아한형제들
광교에서 운영중인 배달의 민족 딜리 드라이브 자율주행 로봇 / 우아한형제들
국내 로봇 업계에 따르면 인천교통공사는 3월 도시철도 기관 중 처음으로 로봇 역무원을 도입했다. 첫 도입역은 인천대입구역으로 로봇 역무원은 역사 내 길 안내 등 업무를 담당한다. 현재는 9개월 간 시범운영이지만 추후 인천 지하철 1·2호선 내 다른 역사로 추가 확대될 예정이다.

수원시 광교 앨리웨이에서 자율주행 배달로봇인 ‘딜리 드라이브’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도 올해 고도화에 박차를 가한다. 딜리 드라이브는 2021년 12월 처음 시작됐는데,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연동해 공동현관문, 엘리베이터를 자유롭게 드나들며 배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아한 형제 관계자는 "올해는 딜리 드라이브를 더 고도화하고 변수를 줄이는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며 "비좁은 공간에서 더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돌발 상황 극복 능력도 강화해 앨리웨이 근처 광교 호수 공원까지 배달 지역을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용·지능형 로봇 솔루션 전문 기업인 유일로보틱스도 로봇 상용화 원년에 힘입어 당초 희망 공모가보다 높은 최종공모가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의 높은 경쟁률이 나타났다. 유일로보틱스의 성공적인 공모가 유치로 인해 추후 다른 로봇 사업 영위 기업의 상장(IPO) 성적도 긍정적인 기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유일로보틱스에서 설명하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일러스트 / 유일로보틱스
유일로보틱스에서 설명하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일러스트 / 유일로보틱스
정부 차원에서도 발빠른 규제 개혁 의지를 보이며 국내 로봇 사업 지원 사격에 나섰다.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부처는 최근 2022년 지능형 로봇 실행계획안을 내놨다.

지능형 로봇 실행계획안은 2008년 제정된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에 따른 것으로 동법의 제5조는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실행계획을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22년 실행계획안은 지능형 로봇법 개정을 예고했다. 당초 2025년까지 계획됐던 자율주행 로봇의 보도·횡단보도 통행 허용 추진이 명문화됐다. 올해 초 열린 정부 자율주행 로봇 관련 규제개선 간담회에서 윤성욱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은 2023년까지 보도·횡단보도 통행 허용을 완료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국내 로봇 업계는 자율주행 로봇의 보도·횡단보도 통행이 전면 허용될 경우 배달 로봇 실증 도입 등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 현행법상 자율주행 로봇은 ‘자동차’로 분류된다. 보도·횡단보도 통행 등을 할 수 없었던 근본적인 원인이다. 현재 일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특례 실증에서도 현장 요원이 동행하는 등 조건이 붙은 채 운영 중이다.

국내 로봇 산업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 로봇의 보도·횡단보도 통행 제한은 기업 실증에 있어 걸림돌이었다"며 "조속히 지능형 로봇 관련 법이 개정된다면, 배달형 로봇부터 전기차 충전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율주행 로봇을 적용한 서비스·제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