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과학] 우리집 고양이가 허공을 쳐다보는 이유는?

이민우 기자
입력 2022.03.12 06:00
‘옆집 과학’은 우리 주변과 옆집 등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친근하고 다양한 현상에 담긴 과학 원리를 소개합니다.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일상 속에 숨겨진 과학은 무엇인지 알려드립니다. <편집자주>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는 고양이 또는 개가 빈 허공을 잠자코 응시하거나, 짖는 등의 행동이다. 사람의 입장에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공간을 향한 반려동물의 행동은 괜한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거나 호기심을 일으키는 일이다.

인간보다 최대 가청 주파수가 3배쯤 높은 고양이 / 이민우 기자
고양이와 개가 빈 허공에 반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가청 주파수’와 연관이 깊다. ‘가청 주파수’란 생물의 청력으로 들을 수 있는 소리·진동의 주파수 대역을 의미한다. 생물마다 보유한 가청 주파수는 각기 다른데, 이에 따라 어떤 생물이 들을 수 있는 소리를 다른 생물은 듣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고양이와 개가 보유한 가청 주파수는 사람보다 높고 대역의 폭도 넓다. 통상적으로 고양이는 45~6만㎐이상의 가청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개는 60~4만5000㎐의 가청 주파수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사람의 가청 주파수는 20~2만㎐ 중반쯤이다. 즉 사람은 고양이와 개보다 낮은 음역대의 소리는 잘 감지하지만, 높은 음역대의 소리는 잘 듣지 못한다. 특히 감지할 수 있는 최대 주파수가 2만㎐이상 차이나는 만큼, 사람은 고양이와 개가 감지하는 상당수의 음역대를 듣기 어렵다.

따라서 고양이와 개는 사실 허공을 보거나 짖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듣지 못하는 음역대의 소리가 발생하는 방향을 주의깊게 반응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수도관에 흐르는 물소리, 벽장에서 부스럭 거리는 벌레 등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연령별로 다른 가청 주파수를 활용한 틴벨 서비스 / LG유플러스
이런 가청 주파수를 이용한 것 중 하나가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틴벨’이다. 틴벨은 ‘틴 버즈(Teen Buz)’라는 높은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벨소리다. 어린이·청소년 등만 주로 들을 수 있어 10대를 뜻하는 ‘틴(Teen)’이 붙었다.

틴벨은 1만7000㎐의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데, 이는 20대 후반 이상을 지난 상당수 성인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높은 음역대의 주파수를 청취·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10대의 경우 틴벨을 들을 수 있는 2만㎐쯤의 가청 주파수를 보유한다. 반면 20대, 30대 등 성인은 10년 단위로 구분했을 때 최대 가청 주파수가 단계적으로 하락해 1만7000부터 1만㎐쯤에 도달하게 되면서 틴벨을 들을 수 없게 된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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