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관련 인수합병과 자회사 설립 타진이 이어진다. 자율주행차 시대 도래로 인해 고도화된 자율주행차 기술 솔루션을 보유한 업체들의 몸값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는 추세가 이어지면서다.

2022년은 첨단운전자보조 기능(ADAS)과 자율주행 시스템 등 커넥티드카 기술 보편화와 ‘레벨3’ 이상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인텔과 폭스바겐 그룹 등 반도체 기업부터 전통 완성차 기업까지 자체 자율주행 경쟁력 강화에 몰두 중이다.

인텔의 자율주행 시스템 솔루션 자회사 모빌아이의 주변 이미지 분석 모습 / 조선비즈DB
인텔의 자율주행 시스템 솔루션 자회사 모빌아이의 주변 이미지 분석 모습 / 조선비즈DB
인텔은 3월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자율주행 기술 개발 자회사인 ‘모빌아이’의 기업공개(IPO)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모빌아이는 이스라엘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2017년 인텔에 인수됐다. 인수 당시 인텔에서 투입한 자금은 150억달러(18조5000억원)쯤인데, IPO를 추진하는 현재 시점의 추정 기업가치는 500억달러(61조7500억원)쯤으로 3배이상 뛰었다.

모빌아이는 현재 글로벌 완성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 아우디, BMW 등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5000만대쯤 완성차에 모빌아이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기존 데이터와 더불어 고객사 완성차에서 수집되는 풍부한 자율주행 데이터를 수집해 기술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국내 자율주행 개발 기업 한 관계자는 "도로주행 등 데이터는 자율주행 기술과 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시뮬레이션의 중요한 자원이다"며 "모빌아이처럼 이미 완성차 고객사에 시스템을 납품하는 자율주행 기업일수록 수준 높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고, 거래에 대한 신뢰성도 높아져 기업 가치가 천정부지로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헀다.

폭스바겐에서 공개한 전기 미니밴 ID.버즈 외관 / 폭스바겐 코리아
폭스바겐에서 공개한 전기 미니밴 ID.버즈 외관 / 폭스바겐 코리아
자율주행 기술의 가치와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전문 개발사의 시스템을 공급 받던 완성차 기업도 인수·설립 등으로 자율주행 기술 자회사 마련에 나섰다.

모빌아이 고객사인 폭스바겐 그룹도 중국 화웨이와 자율주행 사업부 인수를 두고 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폭스바겐 그룹은 화웨이와 2018년부터 자율주행 등 커넥티드카 개발을 공동 진행해왔다.

완성차업계는 폭스바겐 그룹이 이번 인수로 중국 시장 경쟁력과 자율주행 자체 개발 능력 강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 등 브랜드 전체 매출의 절반쯤이 중국 시장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중국 시장에 정통한 화웨이 자율주행 사업부 인수로 단시간에 가장 중요한 시장에 걸맞는 자율주행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라는 분석이다.

폭스바겐 그룹은 9일(현지시각) 독일에서 폭스바겐 브랜드의 자율주행 셔틀인 ‘ID.버즈’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자율주행 경쟁 출발 선상에 선 상태다. ID.버즈는 폭스바겐의 MEV 전기차 플랫폼을 사용한 전기차로, 추후 폭스바겐 그룹의 모빌리티 서비스 자회사인 ‘모이아(MOIA)’의 호출형 승차 서비스 ‘라이드 풀링’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NXP 등 차량용 반도체 등에 강점을 보유 기업 인수설이 계속 오르내리는 중이다. 2월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에서 인수한 독일 증강현실(AR)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역시 전장 등 관련 분야 강화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