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검은 호랑이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는 60간지 기준으로 올해를 의미하는 임인년(壬寅年)을 그대로 풀어 쓰면 ‘검은 호랑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마침,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동물 중 하나가 호랑이인 데다, 예로부터 호랑이라 하면 단순히 사나운 맹수를 넘어 각종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영험하고 상서로운 동물로도 여겨지기도 했다. 국가대표 축구팀을 상징하는 동물도 호랑이이고, 심지어 단군 신화에도 등장하는 친숙한(?) 동물이기도 하다.

조텍 게이밍 지포스 RTX 3080 Ti 검은 호랑이 기념판 / 최용석 기자
조텍 게이밍 지포스 RTX 3080 Ti 검은 호랑이 기념판 / 최용석 기자
그래픽카드 전문기업 조텍코리아에서 ‘검은 호랑이해’를 기념한 그래픽카드를 선보여 화제다. 전 세계에서 한국 시장에만 선보이는 한정판으로, 특별 제작한 전용 패키지에, 그래픽카드 자체도 일반 사양의 제품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해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조텍 ‘게이밍 지포스 RTX 3080 Ti 검은 호랑이 기념판’의 특별 제작한 전용 패키지는 그 자체만으로 가치 있고 소장할만한 제품으로 등장했다. 호랑이 캐릭터가 전통복장을 입고 풍물놀이를 하는 모습을 흥겨운 분위기로 담아내어 한국적인 멋을 제대로 살렸다.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디자인의 제품 박스는 그 자체만으로 소장가치가 있다. / 최용석 기자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디자인의 제품 박스는 그 자체만으로 소장가치가 있다. / 최용석 기자
또한, 포장 박스 자체도 홀로그램 필름을 입힌 고급지를 사용, 버리기에는 아까운(?) 퀄리티로 만들어졌다. 종종 하드웨어 마니아 중에는 부품 박스 자체를 전시 및 인테리어(?)용으로 사용하곤 하는데, 이 제품의 제품 박스는 ‘전시’용으로 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아쉽게도 그래픽카드 자체는 신경 써서 디자인한 겉박스와 달리, 기존 조텍 지포스 30시리즈의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했다. 단, 기존 디자인이라 해도 평범한 구성은 아니다. 지금껏 조텍에서 유일하게 RTX 3090 모델로만 선보였던 ‘AMP 익스트림 홀로(AMP EXTREME Holo)’ 모델의 기판과 디자인, 쿨링솔루션 등을 그대로 3080 Ti에 적용해 선보인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번 ‘검은 호랑이 기념판’은 조텍의 최상이 라인업인 ‘AMP 익스트림’ 제품의 기판과 쿨링솔루션을 채택해 차별화를 꾀했다. / 최용석 기자
이번 ‘검은 호랑이 기념판’은 조텍의 최상이 라인업인 ‘AMP 익스트림’ 제품의 기판과 쿨링솔루션을 채택해 차별화를 꾀했다. / 최용석 기자
조텍의 지포스 30시리즈 그래픽카드 중에서 ‘AMP 익스트림 홀로’는 하드웨어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가장 호평을 받은 디자인과 구성을 갖췄다. 하지만, 가장 최상위 모델인 RTX 3090에만 적용해 선보인 데다, 지난 한 해 시장을 강타한 ‘그래픽카드 가격 대란’의 여파로 가격까지 껑충 뛰면서 아무나 볼 수 없는 환상의 제품처럼 취급받았다.

그런 인기 디자인의 제품을 늦게나마 이번 3080 Ti ‘검은 호랑이 기념판’을 통해 만날 수 있게 됐으니, 이 디자인을 기다려온 하드웨어 마니아 입장에선 다행인 셈이다.


3개의 대형 100㎜ 팬과 더 크고 두툼해진 대형 방열판 등으로 구성된 냉각 솔루션은 더욱 조용하면서 안정적인 발열 해소 성능을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3개의 대형 100㎜ 팬과 더 크고 두툼해진 대형 방열판 등으로 구성된 냉각 솔루션은 더욱 조용하면서 안정적인 발열 해소 성능을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최상위 모델의 기판과 냉각 솔루션을 탑재한 만큼, 안정성과 냉각 성능도 더욱 기대할 만하다. 조텍의 기존 3080Ti ‘트리니티’ 및 ‘AMP 홀로’ 모델이 3개의 90㎜ 냉각팬을 채택한 것과 달리, 이번 검은 호랑이 기념판은 그보다 훨씬 큰 100㎜ 팬을 3개 탑재했다. 팬 크기에 맞춰 방열판(히트싱크)도 더욱 크고 두툼한 것을 채택했다. 8개의 6㎜ 히트파이프는 GPU에서 발생하는 열을 더욱 넓은 방열판 구석구석으로 빠르게 전달한다.

전원부도 기존 트리니티 및 AMP 홀로 모델보다 더욱 강화된 16+3페이즈 전원부를 채택했다. PCIe 외부 전원 단자도 고급형 그래픽카드에 어울리는 3개의 단자를 갖췄으며, 기판 뒤쪽에는 안정적이고 정밀한 전압 조절을 지원하는 조텍 고유의 ‘파워 부스트(POWER BOOST)’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고성능의 GPU가 최대한의 성능을 장시간 유지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한다.

홀로그램 코팅을 적용한 측면의 반투명 플레이트는 평소에는 몽환적인 분위기에 전원이 들어가면 LED 조명 효과까지 제공(사진 아래)한다. / 최용석 기자
홀로그램 코팅을 적용한 측면의 반투명 플레이트는 평소에는 몽환적인 분위기에 전원이 들어가면 LED 조명 효과까지 제공(사진 아래)한다. / 최용석 기자
그래픽카드 측면에는 이번 조텍 지포스 30시리즈부터 채택한 ‘홀로(HOLO) 디자인’을 적용했다. 홀로그램 코팅을 적용하고 ARGB LED 조명이 일체화된 반투명 플레이트가 오로라를 연상시키는 독특하고 몽환적인 시각 효과를 구현한다.

카드 뒷면에는 익스트림 시리즈 전용으로 디자인된 흑철색 메탈 백플레이트가 장착되어 내구성과 안정성을 높이고, 시각적 만족감을 높인다. 백플레이트의 날개 모양 로고와 회로 패턴 모양의 라인에도 사용자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ARGB LED 조명이 들어있어 더욱 화려한 튜닝 효과를 제공한다.

메탈 백플레이트가 부착된 카드 뒷면에도 두 곳의 ARGB LED 포인트가 적용되어 시각효과를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메탈 백플레이트가 부착된 카드 뒷면에도 두 곳의 ARGB LED 포인트가 적용되어 시각효과를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또한, 특별 한정 제품이라는 의미에 어울리게 2만원 상당의 별도 옵션인 ‘조텍 ARGB 게이밍 그래픽카드 지지대’가 기본 구성품으로 포함되어 있다. 크고 무거운 그래픽카드를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동시에, 사용자 설정이 가능한 RGB LED를 내장해 튜닝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액세서리다. 이러한 요소들이 기존 트리니티 및 AMP 홀로 모델보다 한층 더 향상된 시각적, 외형적 만족감을 제공한다.

특별 한정 제품 답게 2만원 상당의 ‘조텍 ARGB 게이밍 그래픽카드 지지대’를 기본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특별 한정 제품 답게 2만원 상당의 ‘조텍 ARGB 게이밍 그래픽카드 지지대’를 기본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지포스 RTX 3080 Ti는 지포스 30시리즈 전체 라인업에서 최상급 모델인 3090에 버금가는 성능을 제공한다. 이름만 공개되고 아직 실물이 등장하지 않은 ‘3090 Ti’를 포함해도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이를 통해 풀HD(1920x1080) 해상도는 물론, 그보다 한 단계 위인 WQHD(2560x1440) 해상도에서도 대부분의 고사양 게임을 최고 그래픽 옵션으로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성능을 제공한다.

3D마크 타임스파이 벤치마크 점수 결과. 2만점에 육박하는 그래픽 점수를 보여준다. / 최용석 기자
3D마크 타임스파이 벤치마크 점수 결과. 2만점에 육박하는 그래픽 점수를 보여준다. / 최용석 기자
우선 그래픽카드의 기본적인 게임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벤치마크 도구 ‘3D마크’의 ‘타임 스파이’ 항목에서는 최상급 하이엔드 그래픽카드에 속하는 제품답게 그래픽 점수만 2만점에 근접하는 점수를 자랑한다.

여전히 고사양 게임 중 하나인 ‘배틀그라운드’ 역시, WQHD 해상도와 ‘올 울트라’ 그래픽 옵션을 기준으로도 평균 240 프레임(훈련장 기준)이 넘는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보통 144㎐~165㎐의 주사율을 지원하는 WQHD 해상도의 게이밍 모니터 제품들이 제 성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WQHD 해상도와 최고 그래픽 옵션에서 측정한 고사양 게임들의 초당 프레임 테스트 결과. / 최용석 기자
WQHD 해상도와 최고 그래픽 옵션에서 측정한 고사양 게임들의 초당 프레임 테스트 결과. / 최용석 기자
또 다른 고사양 게임 ‘섀도 오브 더 툼레이더’ 역시 같은 WQHD 해상도와 ‘매우 높음’ 그래픽 옵션에서 벤치마크 기준 평균 170 이상의 프레임을 유지한다. 엔비디아의 최신 RTX 그래픽 기술로, 화질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성능을 높이는 DLSS(딥 러닝 슈퍼 샘플링) 기능을 켰다면 더 높은 프레임 레이트를 기록했을 것이다.

4K UHD(3840x2160) 해상도에서도 거침없는 성능을 자랑한다. 4K 해상도쯤 되면 게임에 따라 초당 60프레임도 유지하기 버거운 경우도 나오기 시작하지만 그래픽 옵션을 조절하거나 DLSS 등의 기능을 활용하면 대다수 고사양 게임도 충분한 퍼포먼스와 화질로 즐길 수 있다.

벤치마크 및 장시간 게임 테스트 중에도 GPU 온도가 65도 안팎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 최용석 기자
벤치마크 및 장시간 게임 테스트 중에도 GPU 온도가 65도 안팎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 최용석 기자
3080 Ti 검은 호랑이 기념판의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인상 깊은 점은 장시간 게임을 실행해도 65도 안팎을 유지하는 안정적인 GPU 온도다. 3080 Ti 트리니티 OC 기준 70도를 넘어 80도까지 도달하는 구간에서도 70도 이하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더욱이 이번 검은 호랑이 기념판은 GPU에 적용된 팩토리 오버클럭이 기존 트리니티 OC 모델과 동일한 1695㎒로 적용되어 있다. 즉, 이 제품에 적용된 ‘AMP 익스트림’ 냉각 솔루션이 제 역할을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온도뿐 아니라 팬 소음도 그만큼 적다. 오히려 CPU 쿨러와 파워서플라이의 냉각팬 소음이 더 클 정도다.

또 게임을 하지 않을 때, 그래픽카드의 온도가 일정 이하 구간인 경우는 아예 팬이 작동하지 않는 ‘프리즈(FREEZE)’ 제로 팬 기술이 적용되어 있어 더욱 조용한 환경을 제공한다.

조텍 게이밍 지포스 RTX 3080 Ti 검은 호랑이 기념판은 최상급의 화질과 퍼포먼스를 동시에 추구하는 진짜 게임 마니아에게 어울리는 그래픽카드다. / 최용석 기자
조텍 게이밍 지포스 RTX 3080 Ti 검은 호랑이 기념판은 최상급의 화질과 퍼포먼스를 동시에 추구하는 진짜 게임 마니아에게 어울리는 그래픽카드다. / 최용석 기자
조텍의 이번 게이밍 지포스 RTX 3080 Ti 검은 호랑이 기념판은 고가의 하이엔드 그래픽카드 라인업인 만큼 아무에게나 추천할 만한 제품은 아니다. 주로 일반 풀HD(1920x1080) 해상도의 모니터에서 게임을 즐긴다면 이보다 훨씬 저렴한 지포스 RTX 3050~3070급 제품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최소 WQHD 해상도의 게이밍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거나, 4K 해상도에서 최고급의 화질과 쾌적한 퍼포먼스로 게임을 즐기려는 이들이라면 투자할 만한 가치는 있는 제품이다. 자신이 더는 평범한 화질과 평범한 퍼포먼스로는 만족할 수 없는 ‘하이엔드급 게이머’라고 자부한다면 조텍 그래픽카드 기준 최상급의 구성과 안정적인 성능, 쉽게 구할 수 없는 한정판으로서 가치도 있는 ‘RTX 3080 Ti 검은 호랑이 기념판’을 추천한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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