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디지털 뉴딜 정책 수혜를 받은 기업들이 정권 교체로 긴장한다. 각종 바우처 지원을 통해 실적을 확 끌어올렸는데, 새정부에가 정책의 연속성에 재동을 걸 경우 중소·중견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K비대면바우처플랫폼 설명 이미지 / K비대면바우처 플랫폼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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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 업계에서 비대면 바우처 수혜 기업으로 많이 거론되는 곳은 더존비즈온과 웹케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지원 사업 덕분에 실적 상승효과를 본 영향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후 비대면 환경 구축에 드는 비용(최대 400만원)을 90%까지 지원했다. 비대면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들의 매출이 자연스럽게 느는 효과로 이어졌다.

더존ICT 그룹의 핵심 계열사 더존비즈온은 정부의 바우처 지원사업을 비롯해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20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2021년 상반기까지도 호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더존비즈온은 정부 비대면 바우처 매출 감소로 2021년 4분기 영업이익이 직전년도 대비 40% 감소한 160억원을 기록하고, 컨센서스도 32%를 밑도는 어닝쇼크를 냈다. 정부지원 사업이 집중됐던 2020년 4분기 고성장에 따른 기저 부담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웹케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웹케시 경리나라는 비대면 바우처 사업 수혜를 받았다. 2020년 비대면 바우처 수요기업 10% 이상이 경리나라를 선택하기도 했다.

2021년 2분기 코로나19 상황으로 웹케시는 핵심사업인 인하우스뱅크(IHB)와 브랜치 관련 매출이 전년 수준에 머무르며 부진했다. 하지만 경리나라와 SERP 관련 매출이 정부의 비대면 바우처 지원사업 등으로 2020년 동기 보다 28.5% 증가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웹케시도 더존비즈온과 비슷하게 하반기부터 비대면 바우처 관련 매출이 감소했다. 2021년 4분기 코로나19 상황하에 진행됐던 K-바우처 예산 집행이 완료되면서 이와 관련 매출이 포함된 경리나라·SERP 관련 매출이 2020년 동기 대비 9.3% 감소했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비대면 바우처 사업의 경우 올해까지는 지원이 될 예정이며, 관련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많은 포션을 차지하고 있던 것은 아니기에 걱정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향후 정부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위해 중소·중견기업들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쳐준다면 물론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ERP와 아마란스10 등의 솔루션이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존비즈온과 웹케시 외에도 비대면 바우처 수혜를 입은 중소기업들 대부분은 2021년 하반기부터 실적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매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지원 여부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크다. 디지털 뉴딜 정책이 다음 정부에서도 이어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견 IT 기업 한 관계자는 "사실 중견 기업보다는 100억원 미만 매출의 작은 IT 기업이 정부 정책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다"며 "정부가 바뀌고 나서도 과연 디지털 뉴딜 정책이 연장될 수 있을 지 긴장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