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의 행보에 그가 최대 주주인 보안업체 안랩의 주가가 널뛴다. 안 위원장은 최근 총리 후보로 거론되기도 하는데, 매번 대선 때마다 테마주로 불리며 등락을 거듭했던 안랩 주가 역시 영향을 받는다.

18일 안랩의 주가는 전일대비 11.51% 오른 10만1700원에 마감했다. 17일에 이어 이틀 연속 주가가 오르며 시가총액도 1조원을 넘어섰다. 15일과 16일 이틀 연속 주가가 하락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안랩 사옥 / 안랩
안랩 사옥 / 안랩
안랩은 최근 안 위원장의 백지신탁을 두고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며 주가가 등락을 번복하는 모양새다.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와 같은 고위 공무직을 맡을 경우 1890억원 규모(18일 종가 기준)에 달하는 안랩 주식을 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 위원장은 현재 안랩의 최대주주로 18.6%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그가 지분을 정리할 경우 안랩 지분 구조도 대대적으로 변화한다.

공직자윤리법은 고위공직자 등 재산 등록 의무자는 3000만원이상 주식을 보유할 경우 두 달 내 해당 주식을 매각하거나 수탁기관에 백지신탁을 맡겨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2017년 대선 당시 안 위원장은 "당선이 되면 안랩 주식을 백지신탁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안철수 대통령 인수위원회 위원장 / 카이스트 영상 갈무리
안철수 대통령 인수위원회 위원장 / 카이스트 영상 갈무리
증권가에서는 안 위원장이 입각하기 위해 백지신탁을 할 경우 소액주주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전망과 주가에 호재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대규모 장내 매도는 주가에 큰 영향을 미쳐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안 위원장이 대주주 자리를 내려놓으면 그동안 안랩을 따라다니던 정치테마주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보안 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경우 안랩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대선 시기때마다 거래량이 늘고 주가가 급등한 안랩 주가 그래프 / 네이버 주식 갈무리
대선 시기때마다 거래량이 늘고 주가가 급등한 안랩 주가 그래프 / 네이버 주식 갈무리
안랩 주주들 사이에서도 기대감과 우려가 엇갈린다. 온라인 주식 게시판 등에서는 지금이 매도 시점인지 더 지켜봐야 할 지에 대한 의견이 뒤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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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업계는 안 위원장의 총리설을 반기는 분위기를 보인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보안 업계에 대해 잘 아는 분이 인수위를 주도하는 만큼 기대감이 있긴 하다"며 "다만 여전히 안랩은 보안주라기보다는 정치테마주에 가까워 보인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