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산(死産)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인공지능(AI)이 등장했다.

임신부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임신부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18일 가디언에 따르면 옥스퍼드 대학 연구진은 태아성장제한(태아 성장이 느려지거나 멈추는 상태), 전자간증(임신 중 형성된 독소가 체내에 억류돼 나타나는 중독 증세) 등의 위험성이 높은 임신부를 구분할 수 있는 AI 스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AI는 임신 12주 동안 촬영한 태반의 초음파 이미지를 활용해 임신부의 상태를 분석한다. AI는 태반 크기와 태반 내 혈관 상태를 분석, 평가한 후 위험 점수를 매긴다. 고위험 군으로 간주되는 임신부에는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추가 검사를 하거나 약물을 제공한다.

태아성장제한과 전자간증은 태아와 모체를 연결하는 태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스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샐리 콜린스 옥스포드대 교수는 "임신 초기에 작은 태반을 갖고 있다면 만삭 때에도 작은 태반을 갖게 될 것이고, 작은 태반은 작은 아기를 낳게 한다는 많은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태반이 작고 보통의 혈관 양을 갖고 있다면, 이는 태아성장제한의 징후일 수 있다"며 "태반이 작고 혈관이 많지 않다면, 작은 아기를 낳고 전자간증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임신부의 태반을 분석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앞서 영국의 국민보건서비스(NHS) 내 일부 병원은 임신부의 전자간증 위험도를 측정하기 위해 자궁 혈액 공급 초음파 측정 등 일상적으로 수집된 산전 데이터를 활용한 검사 알고리즘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초음파를 사용해 태반을 시각화할 수는 있었지만 태반과 태반 내 모든 작은 혈관을 측정하는 일은 많은 시간이 소요돼 일상적인 임신 초기 검진에서는 이뤄지기 힘들었다. 이에 연구진은 혈관 인식 과정을 자동화하는 도구를 개발하고자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활용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AI는 일일이 손으로 태반을 표시한 수천 장의 초음파 이미지를 학습했다.

콜린스 교수는 "우리가 생각해 낸 건 태반과 혈액 공급을 관찰하고 측정하는 완전히 자동화된 인공지능 방법이다"며 "실시간으로 태반의 크기와 혈관 상태를 말해줄 수 있는 컴퓨터 도구가 생긴 것이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기존 NHS 알고리즘에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합해 정확도를 더 높이는 작업에 착수한다. 이후 연구진은 4000명의 임신부를 대상으로 개선된 알고리즘의 예측이 정확한지 확인할 예정이다.

임국정 기자 summe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