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최근 선보인 플래그십 모델에서 수신 오류 현상이 발생했다. 갤럭시S22 시리즈와 아이폰13 시리즈가 그 주인공이다. 두 제품 모두 전작과 같은 가격에 출시되며 고객 흥행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휴대폰의 가장 기본 기능 중 하나인 전화통화 관련 문제로 체면을 구겼다. 단말기 완성도에 생채기가 생긴 셈이다.

갤럭시S22 / 삼성전자 홈페이지 갈무리
갤럭시S22 / 삼성전자 홈페이지 갈무리
삼성, 갤S22 시리즈 자급제 모델에 수신 오류 관련 업데이트 실시

19일 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22 시리즈 통화 기능에서 문제가 생겨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삼성전자가 개선에 나섰다. 갤럭시S22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2월 선보인 주력 스마트폰 모델이다. 기본형인 갤럭시S22와 고급형인 갤럭시S22 플러스, 갤럭시S22 울트라 등 3종으로 구성돼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오후 삼성 멤버스 앱을 통해 갤럭시S22 시리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통화 품질과 관련한 안정화 코드를 적용했다는 것이 이번 업데이트 내용이다. 대상 기종은 SM-S901N, SM-S906N, SM-S908N 등으로 제시했다. 모두 자급제(이동통신사 대신 단말기 제조사, 유통사에서 공기계를 구매해 개통하는 방식) 모델이다.

삼성전자가 이같은 업데이트를 진행하게 된 배경에는 수신 오류 문제가 있다. 갤럭시S22 시리즈를 사용하는 소비자 중 일부가 통화 시 음성이 제대로 들리지 않거나 전화가 온 적이 없음에도 일정 시간 후 부재중 전화가 남아 있는 문제를 겪었기 때문이다.

이는 아이폰13 시리즈에서 발생한 수신 오류 현상과 유사하다. 애플은 2021년 하반기 자사 주력 모델인 아이폰13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후 그해 말 아이폰13 시리즈 사용자를 중심으로 수신이 되지 않거나 일정 시간이 흐른 후 부재중 알림이 오는 문제 현상이 나타났다. 애플 역시 이를 두고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소프트웨어 운영체제(OS)를 새로 업데이트하며 문제를 개선한 바 있다.

가격 챙기느라 바쁜 삼성·애플…"기기 완성도가 곧 브랜드 가치" 지적도

소비자들은 갤럭시S22 시리즈와 아이폰13 시리즈가 모두 고급형인 데다 최신 모델인 만큼 통화 기능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에 의문을 표한다. 스마트폰 관련 기술이 날로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초적인 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13 시리즈의 경우 애플이 문제 원인을 공식화한 것은 없다. 일각에서는 이동통신 3사 중 LG유플러스에 가입한 아이폰13 시리즈 사용자에게 수신 오류 현상이 두드러지자 네트워크 인프라와 연관된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통화 기능이 롱텀에볼루션(LTE) 기반으로 이뤄지다가 때때로 3세대 이동통신(3G) 백업망을 활용하는데, LG유플러스는 3G망 인프라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폰13 /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아이폰13 /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S22 시리즈에선 통신칩 오류가 있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통신 모뎀 소프트웨어 단에서 오류가 발생해 통화 기능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갤럭시S22 시리즈에는 퀄컴 스냅드래곤X65 5G 모뎀이 탑재돼 있다.

아이폰13시리즈에도 퀄컴 스냅드래곤X60 5G 모뎀이 탑재돼 있기에 퀄컴 부품 단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단말 부품 업계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에 나온 5G 지원 스마트폰은 거의 퀄컴 모뎀을 사용한 제품이 주류인데 모뎀 자체가 문제였다면 모든 단말에서 통화 오류가 발생했어야 한다. 그건 아니지 않느냐"며 "부품 제조사가 납품하면 이를 커스터마이징해서 제품을 완성하는 것은 스마트폰 제조사 몫이다. 해당 제조사에서 스마트폰 완성도를 높이지 못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갤럭시S22 시리즈와 아이폰13 시리즈가 모두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모델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갤럭시S22 시리즈는 전작인 갤럭시S21 시리즈처럼 출고가가 99만9900원부터다. 아이폰13 시리즈도 전작인 아이폰12 시리즈와 같이 출고가가 95만원부터 시작한다. 전작과 가격을 동결하며 시장에서 소비자 호응도를 높였지만 실상 제품 완성도는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가격에서 승부수를 띄우면 당장은 시장에서 관심을 끌 수 있겠지만 결국엔 기기 완성도가 소비자 평가의 큰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제조사 별로 선보이는 플래그십 모델은 소비자 신뢰 하락이 곧 브랜드 가치와 연관될 수 있는 만큼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1위 사업자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그해 총 2억71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2위는 애플이다. 애플은 그해 2억38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