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가 잇따라 가상자산(암호화폐)을 내놓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투자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가상자산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컴투스 그룹이 발행한 가상자산 C2X가 22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2800원을 넘나들고 있다. 하루 전인 21일 오후 11시쯤 글로벌 거래소인 ‘FTX’와 ‘후오비 글로벌’에 상장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상장 직후 가격인 2383원에서 약 17% 상승했다.

앞서 컴투스 그룹은 3월 18일 FTX를 통해 거래소공개(IEO) 방식으로 C2X를 공개했다. 이번 IEO에서는 총 1340만개의 CTX가 매물로 나왔다. 추첨을 통해 물량을 배정받는 방식이다. 준비된 물량은 최고 입찰가에 모두 판매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첨자들은 개당 100원대 정도에 CTX를 구입한 셈이어서 현 시점 기준 수익은 20배 이상으로 예상된다.

컴투스 그룹은 C2X 상장 이전 진행한 투자 라운드에서도 2500만달러(약 30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FTX 벤처스, 점프 크립토, 애니모카 브랜즈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테라, 해시드, 스카이바운드, 갤럭시 인터랙티브, 블록체인 코인베스터스, 크립토 닷컴 등 20여개의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게임, 엔터테인먼트 분야 기업들이 함께했다.

컴투스홀딩스 관계자는 "투자한 기업들은 가상자산이나 블록체인 쪽에서 유명한 곳이다"라며 "C2X 블록체인 플랫폼 프로젝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이 이유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C2X를 비롯한 게임사 가상자산이 흥행에 성공했지만 기존 증권 시장 대비 과대평가된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총 발행량(20억개)을 기준으로 계산한 C2X의 시가총액은 약 5조6000억원이다. 실제 시장에 유통되는 토큰 수인 유통 공급량을 기준으로 계산한 시총은 아직 산정되지 않았다.

컴투스에 앞서 가상자산을 상장한 위메이드, 네오위즈 등도 주식 시장 대비 가상자산 시총이 높은 편이다.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위믹스는 22일 오후 6시 현재 총 발행량(10억개) 기준 시총이 약 5.4조원에 이른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네오위즈의 ‘네오핀 토큰’(NPT) 시총은 약 11.1조원이다. 유통 공급량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위믹스는 6600억원대, NPT는 약 540억원대다. 22일 종가 기준 증권 시장 시총은 위메이드가 3조4581억원, 네오위즈는 5586억원임을 감안한다면, 고평가 얘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게임사 가상자산 발행과 관련해 "게임은 게임 자체의 매력도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며 "일부 게임사는 토큰 발행으로 투자금을 받고 주식을 띄워보자는 생각 등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는 게임 내 토큰의 종합적인 역할과 전반적 관리, 게임사의 유동성 공급 등을 어떻게 하는지 등을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임국정 기자 summe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