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게임 개발자가 주목한 화두는 플레이어(Player), 내러티브(Narrative), 캐릭터(Character), 모바일(Mobile)이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오는 25일까지 열리는 ‘GDC(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2022’ 세션 주제 600여개를 분석한 결과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지난 21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GDC 2022’ 현장의 모습. /위메이드 제공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지난 21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GDC 2022’ 현장의 모습. /위메이드 제공
600여개 세션 주제 분석…사용자 경험 노력 돋보여

IT조선은 23일 GDC 2022에서 진행되는 600여개 세션 주제를 데이터 분석했다. 분석을 위해 영문 자연어 처리를 위한 파이썬 패키지 NLTK를 사용했다. 우선 세션 주제 텍스트에서 불용어를 제외한 뒤 어간만 추출해 빈도 순으로 정렬했다. 이후 실질적으로 게임 산업과 연관된 의미 있는 키워드만 따로 분류했다.

이날 세션에서 자주 언급된 중요 키워드는 플레이어(31회), 내러티브(17회), 캐릭터(16회), 모바일(14회)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미래(Future, 12회), 메타버스(Metaverse, 12회), 데이터(Data, 11회), 인공지능(AI, 10회), 블록체인(Blockchain, 9회), 가상현실(VR, 9회), 클라우드(Cloud, 8회), F2P(Free to Play, 7회), 대체불가토큰(NFT, 6회) 등이 뒤를 이었다.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사용자(플레이어)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려는 게임사 노력이 돋보인다. 게임에 재미를 더하는 내러티브와 게임에서 사용자를 대신하는 캐릭터의 중요성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결과로 모바일은 또 한 번 대세임을 입증했으며, 게임사들이 미래 기술인 메타버스, AI, 블록체인, VR, NFT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다빈치가상대학 학장)은 이 같은 분석 결과와 관련해 "모든 게임들이 거의 다 네트워크로 연결돼 진행되기 때문에, 온라인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에서 게이머 의견을 반영하는 일들이 하나의 보편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체적으로 콘텐츠 질은 평준화하는 추세다"라며 "게임에 차별성을 주기 위한 요소로 스토리텔링, 게임 전개 등이 최근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게임사, P&E·AI 주제 발표

한국에서는 이번 GDC 2022에 위메이드,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바르셀로나 등이 참석했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경제, 블록체인 플랫폼, 대체불가토큰(NFT) 등 블록체인 사업 위주로 발표했다. 한국 기업 중 최대 규모인 60부스를 마련하고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홍보하는데 힘썼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플레이 앤 언(Play and Earn, P&E): 블록체인 경제로 게임을 변화시키다’를 주제로 22일(이하 현지시각) 직접 발표에 나섰다.

엔씨소프트(NC, 엔씨)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적용한 AI 강화학습 모델과 관련해 지난 21일 발표했다. 엔씨가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에 실제로 도입·운영한 AI 강화학습 모델은 수십명 단위의 AI가 다양한 상황에 맞게 지능적 전투를 선보이도록 한다. 안진형 엔씨 AI 엔지니어는 "이번에 연구한 콘텐츠는 게임에 색다른 긴장감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AI를 활용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스마일게이트 바르셀로나는 세바스티앙 에바허 프로듀싱 총괄이 참여해 ‘감정 기반 창작 파이프라인’을 주제로 23일 발표한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 바르셀로나를 재작년 설립하면서 신개념 트리플 A(블록버스터)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런 게임을 개발하는 데 조직 구조, 개발 프로세스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고 좀 더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는 스피치다"고 설명했다.

임국정 기자 summe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