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DX(Device Experience·세트) 부문 통합 후 처음으로 임직원과 온·오프라인 소통의 장을 연다. 스마트폰, TV, 가전 등 조직 간 벽을 허물어 제품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원 삼성(One Samsung)’을 만들자는 취지다. 경계현 사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DS부문이 매주 수요일 직원들과 소통하는 모습에 자극받아 경쟁적으로 사내 소통에 나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2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한종희 부회장은 4월 1일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 사옥에서 사업부 간 연결을 뜻하는 ‘DX CONNECT(커넥트)’를 주제로 타운홀 미팅을 연다. 코로나 상황 등을 감안해 현장에는 임직원 일부만 모이고, 이를 온라인 생중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영상디스플레이(VD), 모바일(MX), 생활가전(DA), 네트워크, 의료기기 등 DX 전 사업부 임직원이 온·오프라인으로 타운홀 미팅에 참여해 주요 정책이나 이슈에 대해 소통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 / 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 /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의 CEO 스피치로 시작될 타운홀 미팅에는 노태문 MX사업부장, 이재승 DA사업부장 등 각 사업부장의 영상 메시지가 이어 나온다. 사전에 설문조사를 통해 접수한 임직원 질문에는 한 부회장이 답변한다. 현장에서의 즉문즉답이 이뤄진다.

삼성전자 DX부문은 3월 중순부터 임직원들에게 ▲CEO에게 궁금한점 및 하고싶은 말 ▲회사와 직원 성장에 대한 제언 ▲관행타파를 위한 의견 ▲DX통합 시너지를 위한 제언 등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미팅이 1시간쯤 예정돼 있는데 모든 질문에 답변하겠다는 한종희 부회장의 의지가 강한 만큼 자리가 생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최근 사내 소통이 주요 관심사다. 경영진은 공정하고 효율적인 수평문화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고착화 된 기업 문화를 바꾸는 데 중점을 둔다. 이번 DX부문 타운홀 미팅 역시 ‘임원 간 소통’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임원과 임직원 간 소통’에 주안점을 두고 한 부회장이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 대표이사인 경계현 DS부문장이 2021년 12월부터 ‘위톡(Wednesday Talk·수요 대화)’을 개설한 것도 이번 타운홀 미팅 개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 부문장은 위톡을 통해 매주 수요일 오후 한 시간 동안 주요 경영진과 직원들이 실시간 방송과 채팅으로 격의 없이 대화하는 자리를 지속 중이다.

한 부회장은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 기자간담회에서도 부서간 벽을 허물기 위한 디지털 조직 구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DX 부문 전반 혁신을 리딩하는 디지털 조직으로 내부에 CXME(customer experience multi device experience)를 만들었다"며 "지켜봐주시면 저희들이 의사를 진행하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걸 알 정도로 움직이겠다"고 강조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