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섬웨어 피해 기업이 늘어나며 국내에서도 사이버보험에 대한 관심이 증가 추세다. 랜섬웨어는 몸값을 의미하는 '랜섬'과 소프트웨어의 '웨어'의 합성어다.

해외에서는 사이버보험이 보편화돼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랜섬웨어 관련 피해기업이 늘며 사이버보험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1년 랜섬웨어 해킹 피해 신고 건수는 223건으로 2020년(127건) 대비 76% 급증했다. 올해 1월에도 19건으로 집계돼 최근 3년 동기(평균 5건)에 비해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은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사이버보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2020년 78억달러(9조5000억원)에서 2025년 204억달러(24조8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2020년부터 사이버보험 상품을 선보이는 업체들이 속속 생겨났다.

해커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해커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보안기업 SK쉴더스 주도 하에 만들어진 민간주도 랜섬웨어 대응 협의체 카라(KARA)가 협의체에 캐롯손해보험을 포함한 점이 주목을 받는다. 국내에서는 해외에 비해 사이버보험이 보편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라에는 캐롯손해보험 외에도 보안기업인 트렌드마이크로, 지니언스, 맨디언트, 베리타스와 법무법인 화우 총 7개 기업이 참여한다. 새로운 기업들이 추가로 합류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SK쉴더스 관계자는 "참여 의사가 있는 기업이라면 언제든지 가입 가능하다"며 "다만, 각 영역별 전문 기업을 선정했기 때문에 참여사 간 논의를 거쳐 가입 가능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보험사와 법무법인까지 협의체에 포함한 것은 랜섬웨어 사고 접수부터 대응, 복구, 사후대책까지 지원 가능한 통합 대응 프로세스 구축하기 위함이다.

KARA에 참여한 한 보안기업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랜섬웨어 피해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랜섬웨어 피해를 우려하는 기업이나 기관의 수요를 노린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국내 랜섬웨어 침해사고 신고 현황 / 과기정통부
최근 5년간 국내 랜섬웨어 침해사고 신고 현황 / 과기정통부
우리나라에서는 중소기업을 겨냥한 랜섬웨어 피해가 많다. 2021년 기준 랜섬웨어 피해기업 93%가 중소기업이었다. 최근에는 환자 데이터를 빌미로 협박하기 위해 병원을 타깃으로 한 공격도 늘고 있다. 대다수의 병원이 환자의 민감정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 강남 유명 성형외과가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해킹 피해를 겪는 크고 작은 업체들이 많다는 것이 보안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영세한 업체나 기업들은 물론 대기업들도 랜섬웨어 사고를 쉬쉬하고 감추고,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의료 분야에서도 랜섬웨어 피해를 많이 입다 보니 사이버 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