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가상자산 위믹스(WEMIX)가 시장에 던진 여운이 만만치 않다. 위믹스 대량 매도 논란으로 투자자들의 공분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위믹스 매각 자금으로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까지 일면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상자산에 대한 신뢰성에 의구심이 큰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위메이드와 장 대표의 경영방식에 어떠한 문제점이 있었는지 살펴봤다.

이번 파문으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새로운 투자 재원 마련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한 때 생존이 불투명한 기업으로 분류됐던 위메이드는 위믹스(WEMX) 발행으로 기사회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겠느냐는 의문과 마주하고 있다.

위메이드, 위믹스 매각 자금으로 투자 확대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팔아 총 2291억원의 재원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연결기준 위메이드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736억원으로 전년 대비 6배 이상 늘었다.

위메이드는 우선 게임 개발사 선데이토즈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단일 최대주주인 비덴트 지분을 일부 인수하는 데 위믹스 매각 자금을 활용할 전망이다. 선데이토즈와 비덴트 지분 인수 자금은 각각 1667억원, 800억원이다.

비덴트와 선데이토즈 지분 인수로 위메이드는 최소 2~30% 가량의 실적 증대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선데이토즈 실적은 올해 1분기 중 위메이드 연결 손익에 반영된다. 선데이토즈는 지난해 영업수익 1057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했다.

빗썸 효과도 기대된다. 지난해 빗썸은 매출 1조108억원을 기록했다. 향후 위메이드는 비덴트를 통해 수백억원의 지분법 이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게임 산업 급성장에도 수 년간 고전…미르4로 7년 만에 적자 탈출


위메이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린 2014년~2021년 감사보고서 참고
위메이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린 2014년~2021년 감사보고서 참고
위메이드는 수 년간 실적 악화로 충분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지 못했다. 2014년 장현국 대표가 위메이드 수장으로 등판한 후 위메이드가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며 고전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성장률이 2019년 16.3%, 2020년 39.9%를 보였지만 위메이드는 이같은 기류에 합류하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사업과 신규 게임을 개발할 재원도 말라갔다.

장현국 대표는 지난 2020년 1월 위믹스 런칭 프로모션을 발표, 위믹스를 빗썸에 상장시키면서 위기 돌파를 꾀했다. 돈을 벌면서 게임을 할 수 있는 플레이투언(Play To Earn) 모델인 ‘미르4’ 마케팅 효과로 유저가 급증하면서, 장현국 대표의 전략은 성공하는 듯 보였다.

2020년 상반기 2만~3만원대에 머물던 위메이드 주가는 위믹스의 빗썸 상장 직후인 지난해 11월 23만7000원으로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같은 기간 시가 총액은 약 1조1000억원에서 7조8974억원으로 7배 넘게 불어났다. 상장 당시 200원선에서 거래되던 위믹스는 지난해 말 2만9500원으로 무려 150배 가까이 치솟으며 그야말로 초대박을 쳤다.

빛 바랜 위믹스 효과, 실적 정정 이후 동반 추락

위믹스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 버티는 듯 보였던 위메이드 주가는 위믹스 먹튀 논란이 퍼지면서 추락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 18만원선에서 출발한 위메이드는 위믹스 매각 소식이 알려진 1월 11일 9% 가까이 급락하며 13만원선까지 밀렸다.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다 2월 10일 하한가에 가까운 낙폭(-4만3300원, -28.9%)을 기록한데 이어, 이튿날 10% 넘게 또다시 급락, 결국 10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후 지난 주말까지 10만원대 근처에서 박스권 장세를 시현하며 연초대비 40%대의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하락률은 10%에 못미친다. 6조원을 넘어섰던 시가총액은 현재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증발했다.

위믹스는 연초 대비 52.1% 폭락, 충격이 더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이 7.8% 내림세를 보인 것과 차이가 크다. 3월 28일 업비트 기준 위믹스는 한달 기준 11.04% 내림세를 보이며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호재에도 먹튀 논란이라는 악재를 잠재우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 정보 데이터 시스템과 빗썸 시세창 참고(*단위:원)
한국거래소 정보 데이터 시스템과 빗썸 시세창 참고(*단위:원)
위메이드 측은 "위믹스 매도가 위메이드 주가와 위믹스 토큰 가격을 하락시킨 주요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가상자산을 팔아 확보한 재원으로 P2E 생태계를 확장해 회사와 토큰의 가치를 모두 상승시킨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 주가 등락과 코인 매각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