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활동을 마치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차기 정부에서도 컨트롤타워로서 선제 대응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4차산업혁명위원회 28차 전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은 한시도 지체돼서는 안 될 중요하고 시급한 국가전략이다"라며 "다음 정부에서도 선제적 대응전략이 지속되도록 성과와 향후 추진과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정부가 더 발전된 정책을 추진하도록 위원회의 축적된 경험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28일 제28차 전체회의에 공동 주재로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4차산업혁명위원회
김부겸 국무총리가 28일 제28차 전체회의에 공동 주재로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4차산업혁명위원회
윤성로 4차위 민간위원장도 "4차위는 그간 민관이 힘을 모아 4차 산업혁명을 촉진하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다"며 "지난해부터는 4차위를 범정부 데이터 컨트롤 타워로 확대 개편하면서, 마이데이터, 코로나19 타임캡슐 프로젝트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논의가 활발한 데이터 기반의 행정과 맞춤형 대민 서비스 구현을 위해서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추진체계 구축이 핵심이다"라며 "4차위와 같이 민간의 전문성 활용과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민관 합동 위원회가 실행력을 갖춘 조직으로 업그레이드해 다시 태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현직 4차위 민간위원은 4차산업혁명 정책 환경은 급격히 변화하는데 비해 제도‧인프라 등의 개선 속도가 느려 신산업 육성에 한계를 나타내거나, 타다(택시), 로톡(법률서비스) 등 신구산업 간의 갈등,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에 따른 이슈, 디지털 격차에 따른 기회‧소득 격차 발생 등 새로운 이슈가 대두됐다고 분석했다.

한계점 극복을 위해 ▲사람중심의 4차산업혁명 ▲공정과 신뢰 기반의 혁신 ▲디지털 혁신 생태계 조성 ▲4차 산업혁명 추진체계 정비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공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4차산업혁명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비·충돌·격차 등의 문제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혁신 과정에서 새롭게 유발되는 문제 해결을 위해 이해관계자 간 갈등 조정, 공정한 플랫폼 생태계 조성 및 신기술에 대한 신뢰성 확보 등을 위한 제도 개선 및 상생 노력도 강조했다.

4차위는 4차 산업혁명이 국가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부처가 얽혀있어 강력한 권한 없이는 조정이 어려운 한계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해서는 강력한 정책 조정 권한을 보유한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국가 차원의 디지털혁신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등 혁신의 예측가능성 제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제28차 전체회의에 공동 주재로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4차산업혁명위원회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제28차 전체회의에 공동 주재로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4차산업혁명위원회
4차위는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업무보고에서 4차위의 명칭을 변경할 것을 건의했다. 새 명칭으로는 국가 디지털 혁신위원회, 디지털 전환위원회 등의 이름이 거론됐다. 다만 이번 제안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없었다.

배일권 4차위 데이터 기획관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열린 전체회의 사전브리핑을 통해 "인수위 보고에서 4차위를 민관합동 국가디지털혁신위나 국가디지털전환위로 확대 개편해 전환하자는 제안을 한 것은 맞다"며 "다만, 이 제안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지속 제기되는 ICT 홀대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4차위를 통해서도 전달이 됐는지에 대한 질의에 배 기획관은 "ICT 중요성이라던지 관련 업무라던지, 인수위에 충분히 설명을 했고 향후에도 설명을 지속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윤성로 위원장은 4차위가 그동안 노력을 인정받은 만큼 다음 정부에서도 노하우를 잘 계승해 효과적인 4차산업혁명 대응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취임사에서 4차산업혁명과 국민통합을 키워드로 제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윤 위원장은 "민간에 속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 정도로 민간 의견을 즉각 반영해 머리를 맞대고 정책화하는 위원회가 얼마나 있었는지 돌아보게 된다"며 "4차산업혁명 대응을 위해 5년 간 얻은 노하우와 남은 중요한 과제가 무엇인지 잘 정리해 차기 정부에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