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주총장은 신사업 성장세에도 '시끌'

김평화 기자
입력 2022.03.31 15:02
2021년 신사업 성장 동력을 확보한 KT가 주주총회(주총)를 통해 올해도 성과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주형 회사 전환과 자회사 기업공개(IPO)로 자사가 추진하는 미디어·콘텐츠, 금융 등 사업에서 성장세를 기록하겠다는 목표다.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발생한 임원 리스크는 앞으로 KT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KT는 해당 이슈로 사내이사직에서 자진 사퇴한 박종욱 KT 안전보건총괄 대표 후임을 위해 별도 이사회와 임시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31일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제40기 정기 주총장 / KT
신사업서 디지코 자신감 얻은 KT…지주형 회사 전환에 자회사 IPO까지

KT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있는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제40기 정기 주총를 개최했다. KT는 이날 주총에서 ▲제40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사내·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임직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등 6개 안건을 상정해 승인했다.

주총 의장을 맡은 구현모 KT 대표는 2020년 디지코(DIGICO, 디지털플랫폼 기업)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후 2021년 자사 신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고객 범위를 소비자 대상(B2C)에서 기업 대상(B2B)로 확대했다는 설명도 더했다. 클라우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사업 역시 시장에서의 디지털 전환 확대 기조로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게 구 대표 설명이다.

KT는 2021년 연결기준 1조67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41.2% 급증했다. 2022년 목표하던 1조원 규모를 조기 달성했다. B2B 사업 수주액은 2020년보다 30% 늘어난 3조원 규모를 기록했다. 자사 미디어·콘텐츠 사업 컨트롤 타워 역할을 위해 2021년 1월 설립한 KT스튜디오지니는 1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최근 CJ ENM 등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구 대표는 아직 시장에서 자사의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KT 주가가 신고가를 여러 번 경신하고 시가총액이 9조원을 돌파하는 등의 상승세에 있지만 아직 주가 상승 여력이 더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KT는 이를 위해 지주형 회사 전환을 고려한다. 최근 증권가를 중심으로 전망이 나온 지주회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주형 회사로 전환해 자사가 추진하는 여러 신사업에 성장 동력을 얻겠다는 취지다.

구 대표는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앞으로 사업 구조조정 측면에서 봤을 때 지주형으로의 전환에는 분명 관심이 있다.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그걸 하게 되면 KT 주가가 더욱 상승할 여력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회사 기업공개(IPO)도 연이어 추진한다. 2021년 인수한 밀리의서재를 포함해 케이뱅크, BC카드가 올해 IPO 대상이다. 분할을 앞둔 KT클라우드도 IPO 가치가 높아질 경우 상장 가능성이 있다. KT는 이번 주총에서 상장한 자회사 주식을 자사 주주에게 현물 배당할 수 있는 근거를 정관에 포함했다.

KT 제40기 주총에 참석한 주주가 주총장에 입장하고 있다. / KT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논란에 사내이사서 물러나는 박종욱 대표…KT "임시 주총 개최할 것"

KT는 향후 사업에 대한 큰 기대를 받지만, 일부 주주는 여전히 우려섞인 발언을 쏟아냈다. 2021년 10월 발생한 전국 단위 KT 인터넷 장애 관련 손실액과 그에 대한 대응 관련 질의가 일 예다. KT는 인재로 발생한 해당 통신대란에 책임을 지고 330억원의 보상금을 마련, 손실 규모를 책정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논란에 따른 임원 리스크도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월 구현모 KT 대표와 박종욱 KT 안전보건총괄 대표 등에 각각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횡령 혐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이를 문제 삼아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사유로 KT에 총 630만달러(76억2741만원)의 과태료와 추징금을 부과했다.

이번 주총에 참여한 KT 한 직원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SEC에 부패방지법 위반으로 (KT가) 과징금을 내게 됐다"며 "책임자인 구 대표와 이사회가 어떻게 책임질지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장에서 통신대란이 났을 때 막느라 혼이 났다"며 "KT 정상화를 위해 사퇴할 생각이 없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이에 대해 "SEC 건은 죄송하게 됐다는 말씀을 드리며, SEC와 합의하지 않으면 제재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오랜 기간 합의를 했다"며 "다만 SEC 조사는 2009년부터의 일이고, 현재 있는 경영진이 벌였다기 보다 그 전부터 벌어진 일이다"고 말했다.

KT는 31일 주총에서 박종욱 KT 안전보건총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을 처리하려 했지만, 박 대표 스스로 자진 사퇴를 하며 해당 안건의 상정을 철회했다. KT 측은 박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태했다고 밝혔다. KT 내외에선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논란을 겪은 박 대표의 재선임을 반대하는 시장 의견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KT 최대 주주는 12.68%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 운용기금본부다. 국민연금 측은 주총 전날인 30일 기업 가치 훼손을 이유로 박 대표의 재선임을 시도할 때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박 대표의 사내이사 적격성을 문제삼으며 재선임을 반대했다.

박 대표는 1월 임기를 시작한 안전보건총괄 대표직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로써 KT 각자 대표 체제는 2개월여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2020년부터 맡고 있었던 경영기획부문장직은 유지한다. KT는 향후 이사회를 통해 새로운 사내이사 후보를 선정한 후 임시 주총을 개최해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KT 주총장에서 한 주주가 질의하고 있다. / KT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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