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이동통신(5G)이 상용화한지 3년이 지났다. 정부와 통신 업계는 그간 관련 산업과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애썼다. 한국의 5G 가입자 수는 최근 2200만명을 넘겼다. 글로벌 시장에서 5G를 이용하는 고객 수는 올해 10억명을 넘길 전망이다. 5G 트래픽은 2월말 기준으로 51만테라바이트(TB)를 넘긴 상태다.

정부와 통신 업계는 5G 4년 차인 올해도 각각 서비스 확산과 기술 고도화에 주력한다. 국민의 서비스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지하철 와이파이 속도 개선과 5G 가상화 등의 작업이 진행된다. 5G 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소비자가 여전히 존재하는 점, 최근 5G 주파수 재할당을 두고 통신 사업자 간 갈등이 극대화한 점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극복 과제다.

5G 관련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5G 관련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통신 업계에 따르면, 5G 서비스 확산 속도가 전 이동통신 세대인 4세대 이동통신(4G) 대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상용화 4년 차인 현재 국민 다수가 5G 서비스를 이용 중이며 이용 규모도 날로 늘어나는 상황이다.

과기정통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국내 5G 가입자는 2월 기준 2228만2967명이다. 전년 동월(1366만2048명)과 비교했을 때 63.10% 늘었다. 아직은 4G 가입자(4770만7109명)보다 적지만 빠른 증가세를 보이며 4G 뒤를 쫓고 있다.

5G 트래픽은 2월 기준 51만2957TB로 전년 동월(30만5702TB)보다 67.80% 증가했다. 5G 가입자당 트래픽도 2만4143메가바이트(MB)로 4세대 이동통신(4G) 가입자당 트래픽(7533MB)의 3배가 넘었다.

이같은 추세는 글로벌 단위에서도 나타난다. 이동통신 세대별로 글로벌 가입자가 10억명을 돌파한 시점을 살펴보면, 롱텀에볼루션(LTE)은 6년이 소요된 데 반해 5G는 상용화 4년 차인 올해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에는 20억명 이상의 5G 가입자가 발생한다는 예상도 있다.

5G 지원 스마트폰 판매량은 4G 지원 스마트폰을 앞질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월 기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된 스마트폰의 51%가 5G 지원 단말이라고 밝혔다. 5G 스마트폰 비중이 4G 스마트폰을 넘긴 첫 기점이다.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며 관련 기술을 선도한 국내로선 반길 만한 소식이다. 정부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2019년 4월 3일 오후 11시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했다. 상용화 막판까지 미국과 경쟁을 벌이며 얻은 성과다.

정부는 5G 상용화 이후 관련 시장과 서비스 확대를 이끄는 데 주력해왔다. 최근에는 민·관 합동으로 꾸린 전략위원회를 통해 스마트 의료와 스마트 공장,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메타버스 등의 실감형 콘텐츠 관련 산업을 키우겠다고 예고했다.

5G 융합 서비스를 희망하는 사업자가 5G망을 직접 구축하도록 특정 구역을 단위로 5G 주파수를 활용하도록 하는 이음5G 사업도 현재진행형이다. 네이버클라우드에 이어 3월에는 LG CNS가 이음5G 사업을 위해 기간통신사업 등록을 마친 상태다.

통신 업계는 5G 서비스 확대와 함께 기술 고도화에 한창이다. 이통 3사는 3월 막을 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5G 기반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최신 기술을 접목한 융합 서비스를 각각 선보였다. 메타버스와 로봇, 혼합현실(XR) 등이다. 여기에 5G 가상화 기술과 오픈랜(O-RAN) 등도 소개했다. 5G 단독모드(SA) 상용화도 내다보는 상황이다.

2월 정부 행사에서 만난 (왼쪽부터) 구현모 KT 대표와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 IT조선 DB
2월 정부 행사에서 만난 (왼쪽부터) 구현모 KT 대표와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 IT조선 DB
올해도 이같은 움직임은 계속된다. 정부는 기업 대상(B2B) 분야에서 이음5G 확산에 주력하면서 소비자 영역(B2C)에서의 서비스 효용을 높이기 위한 사업에 나선다. 5G 고대역인 28기가헤르츠(㎓) 5G 대역을 활용한 지하철 와이파이 구축 사업이 대표 사례다. 기존 속도보다 10배 빠른 지하철 와이파이를 연내 수도권 지하철에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이통 3사는 음영 구역인 농어촌 5G 서비스를 위해 공동망 구축에 나선다. 올해 일부 지역에서 1단계 상용화를 실시한 후 2024년 상반기까지 대상 지역의 상용화를 마칠 예정이다. 2021년과 동일한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올해도 유지하면서 5G 전국망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

다만 소비자 단에서 아쉬운 반응이 나오는 만큼 추가적인 과제도 있다. 5G 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소비자가 이통 3사를 상대로 진행 중인 5G 집단 소송이다. 2021년에 이어 올해도 소송 일정이 진행 중인 만큼 관련한 이슈는 지속할 예정이다. 소송 결과를 떠나 때때로 발생하는 5G와 LTE 간 전환, 5G 커버리지 부족, 5G 중간 요금제 부재 등의 문제는 개선해야 한다는 게 소비자 단체 입장이다.

5G 주파수 재할당 논란도 있다. 2021년 LG유플러스가 요청한 3.5기가헤르츠(㎓) 대역 5G 주파수 할당을 두고 이통 3사 간 날 선 입장 차이가 지속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추가로 3.7㎓ 이상 대역의 5G 주파수 할당을 과기정통부에 요청하면서 사안은 더 복잡해진 상황이다. 과기정통부가 중재안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5월 정권 교체가 있는 만큼 이후에서야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5G 주파수 추가 할당은 통신 사업 성과와 연관성이 큰 사안이기에 사업자별로 셈법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한동안은 계속해서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며 "5G 가입자는 올해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커버리지가 확대하고 관련 기술이 고도화하는 만큼 소비자 만족도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