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글로벌 사업 공략을 강조하는 가운데 역점 사업으로 블록체인 관련 기술을 앞세웠다. 클레이튼을 메타버스에 특화한 글로벌 블록체인으로 진화시키고, 계열사를 통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사업의 기초가 되는 클레이튼의 글로벌화에 대해선 의문의 목소리도 나온다. 개발진 불연속성에 따른 기술적 한계 문제 등이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카카오 제공
메타버스 특화된 클레이튼…글로벌 플랫폼으로

5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미래 먹거리로 블록체인과 NFT·메타버스를 낙점한 상태다. 카카오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클레이튼을 메타버스에 특화된 블록체인으로 진화시켜 크러스트, 그라운드X, 카카오게임즈 계열사 역량과 서비스를 연계하겠다"며 "웹3.0시대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블록체인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클레이튼은 2018년 설립된 그라운드X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올초 관련사업이 크러스트(Krust)에 이관됐다. 앞으로 클레이튼 개발과 사업은 크러스트가 모두 담당한다. 크러스트는 카카오 공동체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담당하는 핵심 조직으로 주목받는다. 김범수 의장 최측근이자 카카오 초기 멤버인 송지호 전 카카오 공동체성장센터장, 강준열 전 카카오최고서비스책임자(CSO), 신정환 전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포진했기 때문이다.

크러스트는 블록체인 분야에서 잠재성을 가진 스타트업이나 개발자를 발굴해 클레이튼 생태계를 발전시킬 계획이다. 국경에 제한을 받지 않는 탈중앙화 서비스는 글로벌 참여자를 클레이튼 생태계로 참여시키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크러스트는 이를 위해 최근 블록체인 기반 금융 생태계 디파이 서비스나 탈중앙화 관련 스타트업 투자를 완료했다. 올초에는 가상자산 대출 서비스인 ‘클레이뱅크'와 탈중앙거래소 ‘클레이스왑'에 투자했다. 클레이튼 기반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 플랫폼인 ‘코코아 파이낸스’에도 투자한 상태다.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클레이튼 기반의 블록체인 메타버스가 구축되면, 이를 기반으로 한 IP비즈니스에 나설 전망이다. 크러스트가 플랫폼 구축에 집중한다면 두 회사는 내외부에서 시너지를 내며 카카오의 IP콘텐츠를 소비하는 유통 구조에 집중하는 구조다. 여기에 두 계열사는 블록체인·NFT·메타버스 등 유망 신사업 스타트업 공격적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가능성에는 의문의 목소리도

다만 관련 업계는 크러스트가 클레이튼 글로벌화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어떻게 구현해나갈 수 있을지에 관심을 보인다. 특히 클레이튼이 글로벌 메인넷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불완전한 기능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점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아 ‘클레이튼 메인넷 글로벌화'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클레이튼은 각종 안정성 문제가 지적된데다가, 투표 기능 조차 부재하다"며 "기술적으로 미흡한 측면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카카오 블록체인 사업이 성공하려면 연속성이 중요하다"며 "클레이튼은 초기 기술진이 바뀌면서 연속적인 서비스가 불가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특정 메인넷을 글로벌화하려면 관련 코인이 글로벌 범용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클레이튼은 시기적으로 늦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