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는 SK텔레콤이 일문화 혁신을 위해 수도권 일대에 거점 오피스를 마련했다. 얼굴인식과 가상데스크톱(VDI), 양자암호통신 기반의 가상사설망(VPN)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해 직원이 업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은 향후 거점 오피스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SK텔레콤 모델이 스피어 신도림에 있는 개인 몰입형 업무 공간에서 근무하고 있다. / SK텔레콤
SK텔레콤 모델이 스피어 신도림에 있는 개인 몰입형 업무 공간에서 근무하고 있다. / SK텔레콤
SKT, 근무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일문화 조성…"ICT 인재 유치 효과 기대"

SK텔레콤은 서울 신도림과 일산, 분당 등 3곳에 거점형 업무 공간을 운영한다고 7일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거점 오피스 브랜드인 스피어(Sphere)를 선보였다. 기존 사무실이 지닌 공간 제약을 극복하고 공간과 공간, 공간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경계 없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둔다.

SK텔레콤은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2개 층에 170개 좌석을 보유한 도심형 대규모 거점 오피스를 마련했다. 경기도 일산 동구에는 주택 단지에 있는 단독 건물을 개조했다. 직주 근접 가치를 극대화한 시도다. 경기도 성남 분당구에는 기존 SK텔레콤 사옥을 활용하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적용했다.

SK텔레콤은 거점 오피스를 활용해 근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WFA(Work From Anywhere)’ 제도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자율과 성과에 기반한 일문화를 발전시키면서 선진 일문화 도입에 따른 정보통신기술(ICT) 인재 유치 효과를 노린다.

AI 얼굴인식으로 직원 구분하고 양자암호통신 VPN으로 보안성 높인다

SK텔레콤 직원은 별도 출입 카드 없이 인공지능(AI) 기반 얼굴인식을 거치면 거점 오피스를 이용할 수 있다. 스피어 앱에서 좌석 현황과 본인의 수행 업무를 고려해 자기 주도로 업무 공간을 예약, 이용하면 된다. 책상에 있는 태블릿PC에 얼굴을 인식하면 VDI를 통해 개인 PC 없이도 동일한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

SK텔레콤 측은 "책상에 있는 태블릿에 얼굴을 인식하면 개인이 설정한 높이에 맞춰 책상을 자동 조절해주고 문서 작업, 미디어 편집 등 수행 업무 종류별로 조명 밝기를 변경해주는 기능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SK텔레콤 모델이 HMD 기기를 활용해 회의하고 있다. / SK텔레콤
SK텔레콤 모델이 HMD 기기를 활용해 회의하고 있다. / SK텔레콤
SK텔레콤은 비대면 회의가 증가 추세인 만큼 공유 오피스에 비대면 회의 시 필요한 카메라와 스피커를 배치했다. 독립된 1인용 회의 공간인 스피어팟(Sherepod)도 마련했다. HMD 오큘러스 퀘스트를 비치해 가상 공간에서 소통이 가능하도록 했다. 하반기에는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 HMD 버전을 활용한 미팅도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거점 오피스에는 초고속, 초저지연이 특징인 5세대 이동통신(5G) 인빌딩 솔루션이 적용됐다. 여기에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결합한 VPN도 포함해 보안성을 높였다. VPN은 개별 기업이 회사 내부에서 데이터 통신을 하고자 독립적으로 마련하는 네트워크 서비스다. 원격근무 환경에서 사용한다.

SKT, 7월 워커힐 호텔서 워케이션 컨셉 스피어 선보인다

SK텔레콤은 수도권에 근무하는 4300명의 직원 거주지와 수요, 업무 특성을 고려해 세 곳에 거점 오피스를 선보였다. 출근 거리가 짧을수록 행복지수가 높다는 연구 결과(서울연구원)가 있는 만큼 거점 오피스 마련이 구성원 행복 증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게 SK텔레콤 설명이다. 구성원 출퇴근으로 발생하던 교통 체증과 대기 오염을 방지해 환경·책임·투명경영(ESG) 기조를 강화하는 계기도 됐다.

SK텔레콤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도권에 근무하는 SK텔레콤 직원의 하루 출퇴근 시간 합계는 3969시간으로 총 165.4일에 달했다. 출퇴근 거리는 11만737킬로미터()다. SK텔레콤 직원의 1년 누적 출퇴근 거리는 지구와 달을 40회 왕복하는 거리와 맞먹는다.

SK텔레콤은 7월 서울 광진구에 있는 워커힐 호텔에 워케이션(Workation) 컨셉의 스피어도 선보일 예정이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다. 해당 스피어는 SK텔레콤뿐 아니라 SK텔레콤 ICT 계열사 직원이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구성원의 업무 효율과 행복도를 높이고 혁신을 탄생시키는 스피어가 되길 기대한다"며 "SK텔레콤은 최고의 인재가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일문화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 / 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 / SK텔레콤
박정호 부회장 "SK텔레콤은 연결에 강점 있는 회사"…SKT, 거점 오피스 확대 계획 밝혀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과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스피어 개장을 축하하고 구성원을 격려하고자 7일 스피어 신도림을 방문했다. SK텔레콤 경영진은 스피어 신도림에 있는 대형 미디어월을 통해 일산, 분당 거점 오피스와 본사 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소통하며 SK텔레콤 미래 일문화를 논했다.

박 부회장은 "어디서나 자유롭게 일하며 다양한 사람과 협업하는 방식의 일문화는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혁신을 창출할 가능성도 높인다"며 "SK텔레콤 구성원이 이 환경을 자유롭게 누리고 더 좋은 회사를 만드는 데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SK텔레콤이 근무 환경을 분산하더라도 잘 소통할 수 있는 연결에 강점이 있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거점 오피스로 여러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환경을 마련한 만큼 공간과 업무의 디지털화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밝혔다. 향후 거점 오피스를 고도화하겠다는 게 박 부회장 계획이다.

유 사장은 인적분할 이후 SK텔레콤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마주한 만큼 기업 문화도 새롭게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어디든 상관이 없다는 것을 배웠다며 거점 오피스 중심의 WFA 제도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유 사장은 "거점 오피스가 SK텔레콤이 서비스 컴퍼니로 나아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구성원이 공간 제약 없이 거점 오피스 스피어에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 SK텔레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 SK텔레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