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1분기에 시장 예상보다 5000억원 더 많은 영업이익을 달성한 배경에는 일회성 특허수익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지난해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모바일 사업에서 공식 철수했는데, 당시 모바일 사업에서 축적해온 통신 특허와 지식재산권(IP) 등 핵심 자산을 적극 사업화 한 것이 수익화로 나타난 것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21조1091억원, 영업이익 1조8801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21년 1분기보다 각각 18.5%, 6.4%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시장 전망치(20조1000억원) 대비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1조3663억원)보다 5000억원쯤 많았다.

LG그룹 여의도 사옥 전경 / 조선일보DB
LG그룹 여의도 사옥 전경 / 조선일보DB
LG전자는 잠정실적 설명자료를 통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에는 사업본부별 영업이익에 반영되지 않은 일시적 특허수익 증가가 있었다"며 "이 수익은 기타부문 수익으로 전사 영업이익에 같이 포함됐고, 전체 영업이익 관점에서는 시장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계약상 비밀유지 조항을 이유로 수익이 발생한 특허 내용과 특허계약 대상, 계약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1분기 LG전자의 영업이익 규모를 고려할 때 이번 특허수익은 최소 수천억원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의 시장 추정치(컨센서스) 대비 매출액은 6%, 영업이익은 39% 웃도는 호실적이다"라며 "사업본부별로 인적 구조 쇄신을 위한 인사관리(HR) 비용이 반영됐고 기타 부문에서 일시적 특허수익이 발행됐는데, 깜짝실적의 주요인은 특허수익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허수익의 구체적인 내용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규모는 8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며 "특허를 매각해서 창출한 수익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해서 향후에도 일회성 이익이 발생 가능하며, 특허 자산을 사업화로 진행시킨 첫 성과로서 유의미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LG전자는 창사 이래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다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LG전자가 등록한 특허는 국내 2만2788건, 해외 5만8583건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LG전자는 2021년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국제특허 출원 순위에서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1위),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2위), 삼성전자(3위)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LG전자는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정관 '사업의 목적' 사항에 '특허 등 지적재산권의 라이선스업'을 추가하며 특허 사업을 본격화 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