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울산광역시 울주군에서 개교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이하 유니스트)은 만13년 동안, 과학기술분야에서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배출해왔다. 원에서 수학해 세계로 뻗어간 인재들을 자랑스럽게 바라보던 유니스트는 어느새, 학생에서 스승으로 성장한 1호 동문 교수를 품에 안았다.

IT조선은 최근 ‘유니스트 1호 동문 교수’로 임명된 윤희인 교수를 만났다. 윤 교수는 유니스트 1호 동문 교수라는 명패의 무거움을 느낀다면서도, 후배들과 함께 돕고 발전하는 연구실을 만들어 애정하는 모교에 기여하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윤희인 유니스트 전기전자공학과 조교수 / 이민우 기자
윤희인 유니스트 전기전자공학과 조교수 / 이민우 기자
― 교수로 학교에 돌아왔다. 학생 시절과 달라졌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을까.

학부생, 대학원생 시절은 공부만 하면 됐다. 이제는 수업도 하고, 연구비·연구방향 등 모든 걸 정해야 한다. 과거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일이 보이더라, 주변 교수들께서도 ‘구멍 가게’ 연거라고 말씀들 하신다.

연구는 사실 큰 관점에서 보면, 학교와 회사가 그렇게 다르진 않다. 이공계 분야는 연구 사이클이 빨라서 발전하는 기술을 쫒고 그에 관련된 연구를 한다. 대학원에서 5G에 대한 연구를 했고, 회사에서도 5G 관련 IoT 기술 연구·설계를 진행했다. 이제는 대두된 다른 기술들을 연구해볼 생각이다.

― 퀄컴에서 특별채용을 받으며 화려하게 입사했다. 유니스트로 돌아온 배경이 궁금하다.

일단 다른 학교는 그렇게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돌아가면 유니스트라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유니스트에만 지원했다.

회사에 머무르는 것도 물론 메리트는 있다. 퀄컴은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이다. 항상 최신 공정을 쓸 수 있고,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백업이 존재하는 편리한 환경이다.

대신 회사는 보수적이라 도전적인 것보다 기존 기술을 발전시키는 보수적인 방향으로 연구를 한다. 퀄컴에 3년정도 있었는데 일도 너무 많아 개인 공부할 시간도 부족했고, 뭘 해보고 싶어도 단념하는 경우가 많았다. 학교에서는 공부도, 도전적인 연구도 할 수 있어 좀 더 재밌는 시간이 될 것 같다.

― 퀄컴은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중 하나다. 여러 인재들과 일하며 얻는게 있었을 것 같다.

먼저 직급 상관없이 내 의견을 마음대로 피력할 수 있는 분위기가 좋았다. 목표를 제시하지만, 도달하는 과정에는 사사건건 신경쓰지 않는다. 근무시간도 자유로워서 가장 집중이 잘되는 시간대에 일할 수 있었다.

또 제일 좋았던 것은 모르는 점이 있어 사무실에 방문하면, 다 함께 논문을 펼쳐놓고 설명을 해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서로 도와가면서 함께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분위기였다.

애플 같은 경우는 부서마다도 보안이 엄격하고 경쟁하는 체제라고 들었는데, 이 때문에 높은 연봉을 받고 애플로 갈 수 있음에도 퀄컴에 남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윤희인 유니스트 전기전자공학과 조교수 / 이민우
윤희인 유니스트 전기전자공학과 조교수 / 이민우
― 연구실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뭘까.

최재혁 교수님 밑에서 셋업 멤버(연구실 구성을 최초 인원)로 시작해 7~8년쯤 있었다. 때문에 셋업 멤버의 중요성을 잘 안다. 같이 연구실 구성을 열심히 해줄 학생들을 뽑아야 할텐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중이다.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연구실에 속해 공부와 연구를 한다는 것은 짧은 기간이 아니다. 셋업도 쉬운 일이 아닌 만큼, 열정과 끈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원서는 많이 들어와서 만나보고 결정을 할 계획이다.

― 반도체 설계 분야 등을 희망하는 학생, 후배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을까

연구에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게 ‘혼자서는 못한다는 것’이다. 혼자 어떤 지식을 알아내고 연구를 진행하는 건 한계점이 많다. 연구하는 과정에서 서로 돕고 도움을 받으면, 함께 발전시켜 나가는 잠재력이 더 커진다.

대학원생 시절 교수님도 방향성을 잘 제시해주셨지만,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하는 대학원생끼리 토론을 정말 많이 했다. 이런 과정들이 결국 맨파워라 생각하고, 연구에서 진짜 중요한 부분이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