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신 선진국이 앞다퉈 노리는 6세대 이동통신(6G) 시대를 선점하려면 민·관 협력 기반의 전략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정부 투자를 마중물로 민간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 상용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이같은 내용의 KISTEP 브리프 ‘6G 통신 기술’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6G 통신 산업 주도를 위한 연구 개발의 시작점에서 각국 기술과 정책, 정부 연구개발(R&D) 투자 동향 관련 조사 내용을 포함한 정책 시사점을 조명하는 데 목적을 둔 보고서다.

6G 미래 서비스 예시표 / KISTEP 브리프 6G 통신 기술 갈무리
6G 미래 서비스 예시표 / KISTEP 브리프 6G 통신 기술 갈무리
초공간·초지능·초신뢰 특성의 6G…韓·美·中 경쟁 ‘치열’

이번 보고서에 담긴 6G 미래상은 5G 성능 고도화와 네트워크 완전 지능화, 통신 커버리지 초월 등으로 가상과 현실을 시공간 제약 없이 연결하는 지능형 통신 인프라 발전이 주요하다. 이를 구현하려면 5G 요구사항인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확장과 초공간, 초지능, 초신뢰 기술 특성이 필요하다.

글로벌 선진 국가와 기업은 6G 미래상을 앞당겨 통신 산업을 선점하고자 ▲테라비피에스(Tbps) 무선 통신 ▲3차원(3D) 이동통신 ▲지능형 무선 액세스 ▲테라헤르츠(㎔) RF 부품 ▲㎔ 주파수 ▲㎔ 광통신 ▲3D 위성 통신 ▲종단간 초정밀 네트워크 ▲지능형 모바일 코어 네트워크 등 총 9개 기술 관련 R&D를 진행 중이다.

미국과 중국, 한국 등 글로벌 통신 국가는 정부 주도의 6G 산업 및 표준화 선도를 위한 정책을 마련 중이다.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17년부터 6G 프로젝트를 착수했고,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018년 스펙트럼 호리존(Spectrum Horizons) 등 관련 정책을 수립한 후 밀리미터파(㎜Wave)와 테라헤르츠(㎔) 주파수 대역을 개척하고 있다.

중국은 2019년 과학기술부와 공업정보화부 등이 국가 6G 기술 연구 업무 개시 선포식을 개최했고, 그해 과학기술부 주도로 6G 국책 연구를 진행했다. 6G 전담 기구도 문을 열었다.

한국은 2020년 미래 이동통신 R&D 추진 전략을 수립했고, 2021년부터 6G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대규모 R&D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5년까지 1438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5G에서 진화한 6G 통신 주요 기술 지표 인포그래픽 / KISTEP 브리프 6G 통신 기술 갈무리
5G에서 진화한 6G 통신 주요 기술 지표 인포그래픽 / KISTEP 브리프 6G 통신 기술 갈무리
"6G 선도 위해선 민간 참여 이끄는 R&D 투자 확대가 필수"

KISTEP은 보고서에서 한국의 6G 통신 주도국 도약을 위한 방안으로 전략적인 R&D 투자를 꼽았다. 기술 개발 초기에는 정부가 견인하고 중기 이후 민간 투자를 통한 선순환 생태계 구성이 중요하다는 내용이다. 정부 R&D 초기부터 민간 기업 참여로 기술을 공동 개발, 표준화 착수 이후 민간 주도로 상용 기술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더했다.

3D 공간 이동통신 분야와 관련해서는 도심항공교통(UAM)과 같은 신사업 분야에 선제적으로 활용할 수 정부 주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 주파수는 Tbps급 초성능 통신 기술 개발 외에 연구 목적의 시험용 주파수 허가와 주파수 분배 및 할당, 안전성 연구 등에 정부의 정책 지원이 요구된다는 게 보고서 내용이다. 네트워크 부문은 지식재산권(IPR) 확보를 위한 산학연 협력 R&D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정병선 KISTEP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의 본격 확산에 이어 통신 인프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이어 6G 시대에도 세계 통신의 중심이 되기 위한 정부의 전략 지원 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6G 통신의 실질적인 활성화를 위해 원천 기술과 서비스 개발의 병행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더했다.

KISTEP은 이번 보고서 내용을 포함해 6G 현황과 선도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KISTEP은 13일 오후 충북 음성군에 있는 KISTEP 국제회의실에서 ‘6G 통신 현황 및 통신 산업 선점·활성화 전략'을 주제로 제144회 수요포럼을 개최한다. 유튜브 채널을 통한 실시간 중계도 지원한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