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북미 시장에서 판매하는 ‘네오 QLED 8K’의 2021년형 모델을 반값에 내놨다. 구형 재고를 소진하는 동시에 주력 TV 시장인 북미에서 8K(7680×4320) TV 대중화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8K는 풀HD(1920×1080)의 가로와 세로를 각각 두배 늘린 4K를 다시 두배 늘린 초고해상도다. 75인치 이상 TV에서 8K 해상도를 제대로 체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형 네오 QLED 8K는 2022년형 대비 성능과 사양에서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올해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 점유율 상승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뒤질세라 LG전자도 북미 시장에서 올레드 TV 할인 공세에 나섰다. 2020년형과 2021년형 올레드 TV의 재고 소진 행보가 눈에 띈다.

삼성전자 미국 홈페이지에서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 중인 2021년형 85인치 네오 QLED 8K(QN900A) TV / 삼성전자
삼성전자 미국 홈페이지에서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 중인 2021년형 85인치 네오 QLED 8K(QN900A) TV / 삼성전자
12일 삼성전자 미국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회사는 최근 2021년형 네오 QLED 8K의 최상위 모델인 ‘QN900A’를 반값에 판매 중이다. QN900A는 삼성의 인피니티 스크린 디자인을 탑재해 QLED 패널 주변의 베젤을 최소화 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형 85인치 네오 QLED 8K(QN900A)를 정가 9000달러(1108만원)에서 50% 할인한 4500달러(554만원)에, 같은 모델 75인치도 7000달러(862만원) 대비 50% 저렴한 3500달러(431만원)에 판매 중이다. 65인치 제품도 5000달러(616만원)에서 40% 할인한 3000달러(369만원)에 팔고 있다.

하위 모델인 ‘QN800A’ 85인치 제품도 3500달러(431만원)로 정가(6500달러) 대비 46% 저렴하게 판매 중이다. 75인치와 65인치 역시 각각 2800달러, 2000달러로 42~43% 할인된 가격에 판다.

삼성전자는 올해 네오 QLED 8K와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라인업을 강화했다. 8K 제품을 3개 시리즈(QNB900·QNB800·QNB700), 3개 사이즈(85·75·65인치)의 총 21개 모델로 출시했다. 지난해 15개보다 모델 수를 확대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TV 매출에서 8K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2021년보다 두배 이상 늘린다는 목표를 잡았다. 8K로 촬영한 스마트폰 영상을 TV를 통해 8K 화질로 볼 수 있고, HD나 4K 소스를 8K로 업스케일링(Upscaling)해 시청 가능한 장점 등이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LG전자 미국 홈페이지에서 품절된 2020년형 올레드 TV(OLED77GXPUA) 77인치 TV / LG전자
LG전자 미국 홈페이지에서 품절된 2020년형 올레드 TV(OLED77GXPUA) 77인치 TV / LG전자
LG전자는 2021년형 올레드 4K TV(OLED83C1PUA) 83인치를 정가인 5500달러(677만원)에서 18%쯤 저렴한 3300달러(554만원)에, 2021년형 올레드 에보(OLED65G1PUA) 65인치를 2800달러(345만원) 대비 29%쯤 할인한 2000달러(246만원)에 판다.

2020년형 올레드 TV(OLED77GXPUA) 77인치는 6000달러(738만원)에서 45%쯤 저렴한 3300달러(554만원)에 판매했는데, 현재는 품절이다. 하위 모델인 ‘OLED77CXPUA’ 77인치 제품도 5000달러(616만원)에서 2800달러(345만원)로 할인 판매했고, 품절 상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북미 TV 시장 규모는 국내 시장의 두배가 넘고 특히 프리미엄급 TV 판매 비중이 높아 경쟁사를 의식해 가격을 급격히 인하하는 경우가 잦다"며 "글로벌 1·2위 TV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마케팅에도 이같은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